총신 운영이사회 전격 폐지, 제104회 총회 최대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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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 운영이사회 전격 폐지, 제104회 총회 최대 파란
  • 합동투데이
  • 승인 2019.09.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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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을 정쟁 마당화... 총대 민심 등돌려
표결 끝 670대 364로 큰 표차 드러나

총신대 운영이사회 전격 폐지, 기여재단이사회 도입 인원 확대

총회장 사회권 내려놓고 발언대에 서서 운영이사회 폐지 공약 이유 설명까지

격렬한 찬반 토론과 표결 끝에 670대 364로 통과

 

총신 운영이사회 폐지 표결 결과
총신 운영이사회 폐지 표결 결과

 

총대들의 민심은 추상 같았다.

그동안 법적인 근거도 없었고, 재정적 기여도 낮았으며, 교권의 학교 간섭 통로 역할을 하며 정쟁을 유발했던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가 총회 현장에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고 해체됐다.

이번 총회 최대의 이슈가 된 운영이사회 폐지건은 찬성과 반대가 맞서며 총회장까지 참여한 치열한 토론을 거쳐 극적인 정치적 결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찬성 발언에 나선 심요섭 장로는 “총신 운영이사는 지난 십여년 동안의 자기 사명이 끝났다” 고 전제하고 “총신이 정관 개정을 해야하는 데 그것은 재단이사 권한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심장로는 “관선이사가 끝나기 전에 법인 정관 개정을 위한 면밀한 준비를 해야한다”면서 “법률상 아무 권한이 없고, 방대한 노회에서 파송한 방만한 운영이사로는 이런 준비를 할 수 없고, 불필요한 비용만 낭비할 뿐”이라며 “장신이나 고신 정관처럼 법인 정관을 개정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발언에 나선 김성환 목사는 “총신의 정체성은 총회의 목회자 양성 기관”이라고 전제하고 “총회의 위탁을 받은 목회자 후보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총신이 되도록 하기 위해 운영이사회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김목사는 “총신의 사유화를 방지하기 위해 운영이사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 발언에 이어 나선 현상민 목사는 “ 운영이사들의 재정 기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면서 “재단 이사가 31명이 되면 대교회 중심의 총신 운영이 되고 중소 교회는 배제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 총신 상황이 진행 중인데(전투 중) 운영이사회 해체는 안된다”고 말했다.

찬성 발언에 나선 박춘근 목사는 “운영이사회 폐지나 유지 모두 장단점이 있다”면서 “학교를 살리는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를 살리자면 좋은 학생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전제하고 “교육부에서 볼 때 운영이사회의 문제가 아닌 학생들의 문제로 보고 안정된 학교운영을 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운영이사회 구조는 신학교 구조로 대학을 포기하고 신학대학원 대학으로 가자면 가능하지만, 대학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런 구조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대 토론에서 강진상 목사는 그동안 갈등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를 삼은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까지 학교를 어렵게 한 쪽은 재단이사회였는데 이제 와서 왜 운영이사를 문제삼는가”라고 문제제기하며 “학교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은 운영이사들이며 이들이 학교를 지켜왔다”고 운영이사회 존치를 호소했다.

김종준 총회장이 총신 운영이사회 폐지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김종준 총회장이 총신 운영이사회 폐지 문제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의 압권은 총회장 김종준 목사가 사회권을 부총회장에게 위임하고 단상에서 내려와 찬성 토론에 나선 것이었다. 총회장은 운영이사장 이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학교 운영과 갈등 과정을 평가하며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유를 밝혔다.

김종준 목사는 “학교 문제는 재단 이사와 운영 이사의 충돌로 인해 일어난 사태였다”고 전제하고 “재단이사는 학교 운영을 중심으로 바라보고, 운영 이사는 각 노회의 영향력 있는 정치 인사가 선출되면서 정치 중심으로 학교를 바라보면서 기본적으로 구조적 문제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정치 진영이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과정에서 학교가 이 모양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이사는 아무런 권한이 없어서 번번히 법적 권한이 있는 재단이사회가 이겼으며, 결국 재단이사 몇사람 담합하면 사유화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있었다”면서 “15인 중 절반 혹은 절반의 절반 정도만 담합하면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나는 총회에서 직접 관할해 30명이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담합도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김목사는 “운영이사회는 재정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1년 2억5천 들어오면 1억 정도는 운영비로 쓰기 때문에 재정적 도움이 안됐다”고 평가하면서 “장학금을 주는 경우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학교에게는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둘은 구별해야 한다”고 운영이사들의 의견을 반박했다. “ 때문에 재단이사회를 기여이사제로 운영해, 재단에서 학교에 기여해야만 학교가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학교와의 연결 고리 문제에 대해 “총회에서 직접 운영하면 되지 왜 운영이사회를 통해서 하는가?”라고 문제 제기 하면서 “총회에서 혹은 총회실행위에서 직접 이사를 뽑으면 되지 왜 운영이사를 통해서 하는가? 통합측도 총회에서 뽑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운영이사회 운영 실태에 대해 “운영이사회는 총장 선출 때나 재단이사 선출 때는 성원이 되지만, 일반 학교운영을 위한 회의는 성원이 되지 않아 무산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면서 “이사회비 납부도 50% 이하였고, 학교 운영에는 관심이 없는 것이 운영이사회였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운영이사회와 재단이사회의 싸움에서 법적 권한이 있는 재단이사회가 이겨왔고 자기 사람 몇 사람으로 사유화가 가능 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총회에서 직접 재단이사를 뽑아 총장을 포함한 31명이 집단적으로 법적 책임을 갖고 직접 관리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토론에서 배재군 목사는 “ 운영이사회를 폐지 하지 않고도 총회장님 뜻은 실현할 수 있다”면서 “ 총신에 위탁 교육 시킨 목사 후보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운영이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배 목사는 “재단이사 15명도 통제되지 않는데 30명을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된다”고 하면서 “운영이사는 그대로 두고 재단이사는 숫자를 늘려 총회장님 의도대로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찬성 토론에 나선 박병호 목사는 “나는 사당동 총신대 동네에서 태어나고 살았다. 대학도 그곳을 나왔고 지금껏 총신 관계에서 살고 있다”고 술회하면서 “재단이사회나 운영이사회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닌 사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총회장님이 사심 없이 학교 재정을 늘리고 도우려는 의도라고 생각하니 뜻을 존중해 달라”고 발언했다.

찬반 토론을 마치고 총회 현장에서 벌어진 표결 결과 운영이사회 폐지 찬성에 670표, 폐지 반대에 364표로 폐지 찬성이 과반수를 얻었다.

이로써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는 총회와 총신의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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