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분석 ]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십자로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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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 분석 ] 광화문 집회와 서초동 십자로 집회
  •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 승인 2019.10.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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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페이스북) 사진의 캡션은 본지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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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딱 둘로 갈라졌다. 겉으로는 조국 퇴진과 조국 수호다. 그러나 속으로는 대단히 복잡하다. 기득권과 비기득권, 금수저와 흙수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강남과 비강남, 구정권과 신정권, 재벌과 노동자, 친북과 반북, 친미와 반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혹은 사민주의, 자유민주주의와 진보민주주의, 진보와 보수... 개념 범주에 따라 이리 저리 갈라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부자와 가난한 자의 구도가 기본적인 구도라고 볼 수 있다. 부자는 기득권, 금수저, 정규직, 강남, 구정권, 재벌, 반북, 친미, 자본주의, 자유민주주의, 보수가 대체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 범주다. 가난한 자는 그 반대 쪽에 가깝다. 나라가 둘로 갈라진 것은 이런 범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광화문 집회는 부자의 범주에 둘 수 있고, 서초동 집회는 그 반대쪽에 둘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가운데 숫자도 약 20~30%는 차지할 수 있고 자칫 현실을 지나치게 양분화해서 설명하는 단점도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기본 구도는 그렇게 볼 수 있다.

지난 시대에는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1960년대는 4.19 혁명에 5.16군사 쿠데타로 맞섰고, 부산 마산 항쟁에 5.18로 맞섰으며, 6월 항쟁에는 3당 합당으로, 맞서왔다. 약자는 패할 수 밖에 없었고 강자는 힘으로 권력을 지켰다. 그러나 1997년 IMF를 계기로 권력이 바뀌었다. 이 권력은 10년을 버텼으나 결국 그 후 10년을 다시 보수 정당이 차지 했다. 권력이 바뀐 10년 동안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이 생겼으나, 이후 10년 동안 다시 이전으로 돌아갔다.

지금 상황은 소위 촛불 항쟁의 연장선이다. 즉 현 상황은 길게는 해방과 동시에 온 분단 이후 74년 역사의 산물이고 짧게는 3년 전의 촛불 항쟁이 다시금 시작된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달라진 것이 있다. 3년 전에는 움직이지 않았던 세력 즉 기본 세력 구도의 다른 편이 움직인 것이다. 달라진 것이라면 정권이 바뀐 것 뿐이다. 물론 사회권력 · 경제권력은 여전히 구기득권 세력에게 있다. 이들이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고 길거리로 나서게 된 것이다. 아무리 동원이라 하더라도 광화문에 100만 명이 확실히 넘게 모였고, 이에 맞대응 하듯이 서초동에는 그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제는 나라가 정치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대중 동원력에 의해 움직이는 때가 되었다.

숫자 싸움하면 광화문이 불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보수 기득권 층은 숫자에 불리하고 대중들은 숫자에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피라미드 구조 아닌가?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층이 불리하고 결국 패배하는 것이다. 이 차이는 앞으로 계속 심화될 것이다. 기득권 세력이 포퓰리즘이라고 비난을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민주주의는 1인 1표로 냉정하다.

교회는 이런 사회 변화와 시대 전환의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광화문 집회의 한 부분은 정치적 극우 기독교 세력이 자리하고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합동 교단의 길자연 목사가 참석했다. 그 행동에 대한 평가는 개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대중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갈라진 한국 사회처럼 한국교회도 갈라져 가고 있다. 대형교회와 중소형교회, 자립교회와 미자립교회, 부자들의 교회와 가난한 자들의 교회, 보수교회와 개혁교회, 근본주의 교회와 복음주의교회, 세습 목회자와 청빙 목회자, 전임 목회자와 이중직 목회자(생계 위해 다른 직업 갖는 목사)... 등등 교회 역시 앞에서의 범주처럼 나눌 수 있는데, 교회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효과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시대 변화의 와중에서 한국사회의 대중들과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무엇을 요구할까? 이 혼란은 어느 방향으로 가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 것인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이런 시대적 혼란 속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 제시해야 할 임무를 역사는 부여하고 있다.

 

(한국기독교평화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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