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한 목사 (예수살기)
내용 없는 말을 지껄이는 이,
정리되지 않는 생각을 꺼내놓는 이,
그가 문득 사랑스러워 질 때
내 십자가에는 금 하나가 새겨진다.
아내는 연민으로 스쳐가고
자식은 배에 염려를 구겨 넣는다.
어머니는 내 눈가를 물들이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가슴 깊은 곳에서 신음을 일으킨다.
내 십자가에는 금 하나가 또 새겨진다.
어린아이를 밝은 목소리로 유치원 버스에 태웠는데
돌아서는 젊은 엄마의 얼굴이 어둡다.
그 얼굴에 얼룩진 기미를 볼 때 소망 없는 미래를 본다.
내 십자가에는 금 하나가 또 새겨진다.
세월은 얼굴에 주름을 만들고
사랑은 맘에 슬픔을 만들지.
욕망은 기억에 후회를 남기고
미움은 기억의 평면 속에 어두운 그림을 그려놓는다.
내 십자가에는 금이 또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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