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논평 ] '예배 강행'과 '온라인 전환'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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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논평 ] '예배 강행'과 '온라인 전환'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0.02.2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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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쪽 모두 신학적이고 근거 있는 주장. 더 나은 결정을 위한 고뇌일 뿐
주일성수 신앙의 '정서'로 고민중... 중심은 성도의 안전과 생명이 아닐까?
정치적 선동과 해석은 금물. 목회 지도자로서 고뇌와 결단해야
김성윤 목사 (본지 대표/편집국장)
김성윤 목사 (본지 대표/편집국장)

한국교회가 오는 주일예배를 앞두고 강행과 온라인예배 전환의 갈림길에 섰다.

양 방향의 논리가 모두 신학적이고 근거가 있다고 인정한다. 한쪽은 주일 성수를 명분으로 하고 있고, 다른 쪽은 교인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우선 교회 폐쇄라는 단어가 주는 거부감이 있다. 교회를 폐쇄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목회자에게 투지를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그렇다. 교회 폐쇄란 있을 수 없다. 교회를 지키는 것은 목회자의 성스런 사명이다.

그런데 교회란 무엇인가? 우리는 그것을 착각해서는 안된다. 교회는 다 아는대로 ‘에클레시아’다. 부름받은 성도들의 모임이다. 교회의 하드웨어, 즉 건물과 프로그램 등이 교회가 아니라 성도들의 모임이다. 예배도 이런 모임의 한 부분일 뿐이다. 그러므로 본래 교회 폐쇄란 부름받은 성도들의 모임을 폐쇄한다는 것이다. 이는 종교를 탄압하고 불법화해서 교회 모임을 없앤다는 말인데, 기독교 역사상 순교자가 나올지라도 성도들의 모임이 폐쇄된 적은 없다. 본질상 에클레시아의 폐쇄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회 폐쇄란 적확한 개념이나 말이 아니다. 교회당 모임 형식의 예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다른 형태의 예배로 당분간 대체한다는 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당의 출입을 중지하고 다른 형태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다.

왜인가? 가장 큰 이유는 성도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육체를 가진 성도들이 현재 상황에서 질병에 감염 될 수 있고, 생명에 위협을 받거나 최소한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에 대해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말을 목회자가 한다면, 그는 목회자가 아니거나 적어도 무책임한 사람이다. 출애굽 시절 양의 피를 보고 죽음의 천사가 넘어(passover) 갔듯이 오늘날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넘어 간다고 설교한다면 그는 거짓 신학을 배웠거나 가르치는 사람이다. 목사도 아니다. 전광훈 목사가 광장에서 성령.. 운운하며 하는 말은 기독교를 모독하는 신성모독이다. 정치와 권력을 위해 넋을 잃고 하나님 너... 운운하는 사람이니 더 이상 언급도 않겠다.

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성도를 지키고 보호하는 교회의 불가피한 행동이다. 만약 수천명이 동시에 예배하는 대형교회가 지금까지 처럼 그 형태를 계속한다면 아무리 방역을 잘하고 마스크를 잘 쓴다고 해도, 현 상황의 위험 속에 교인들을 몰아넣는 것이다. 목사의 무책임이다. 설혹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것은 하나님이 지켜주셔서가 아니라 우연에 성도들의 몸을 던진 것이고 단지 결과가 안전했을 뿐이다. 어느 지도자가 자기 성도들을 감염의 구조에 몰아 넣고 아무 일도 없었다고 큰 소리 칠 것인가? 지도자로서 자기를 돌아봐야 한다.  중소교회의 경우도 교인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고 목회자가 예배를 진행한다면 마찬가지 결과이다. 

지금 학교도 휴교하고 운동도 무관중으로 하고, 심지어 군사훈련도 연기하는데 어찌 교회는 성역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많은 목사님들이 ‘정서’를 이야기 하고 있다. 기자가 총회에서 만난 목사님도 ‘마음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주일 성수의 신앙은 어려서부터 교육받아 뼈 속에 새겨진 신앙이다.

그러나 그만큼 뼈 속에 새겨진 마음이 성도들의 안전에 대한 마음이다. 그 마음의 충돌로 인해 목사들이 지금 고민하고 있으며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다.

이때 중심을 무엇에 둘 것인가? 교회를 생각하면서도 그 중심은 성도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목사의 마음을 생각지 말고 교인을 생각해야 한다. 교인의 안전. 그것을 위해 목사가 된 것 아닌가?

기자의 입장에서 볼 때 주일성수 신앙보다 더 중한 것이 성도들의 안전과 생명 문제라고 감히 생각한다. 어느 결단을 비판하는 언론의 입장이 아니라 고민을 함께 하는 입장에서의 생각인 것이다.

또한 주일성수 문제와 더불어 정부와 언론의 사실상 강압에 의해 교회 폐쇄가 일어난다는 정치적 배경을 문제삼는 분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생명문제를 다루는 순간이다. 정치문제나 언론의 분위기 조성 같은 문제는 이 상황이 지난 후에 다뤄도 늦지 않다. 살아 움직이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결단해야 하는 것이다.

전국 목회자들의 고뇌와 기도로 올바른 선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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