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칼럼 ] 6.15 공동선언 20주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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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칼럼 ] 6.15 공동선언 20주년에 부쳐
  • 합동투데이
  • 승인 2020.06.15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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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목사(대표/편집국장)
김성윤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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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5일 대한민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만나 615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분단 이후 남북 정상 간 만나 회담을 하고 합의해 발표한 최초의 문서로 그 역사적 의미는 심대하다.

우선 통일의 원칙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통일은 우리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한다는 통일 원칙을 확인했다. 이미 1972년 7.4 공동성명을 통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통일3대 원칙에 합의했으나 남북 정상이 직접 만나 원칙을 재확인 한 데서 615공동선언의 의미는 남다르다.

통일 문제는 남이 간섭할 수 없는 민족 내부의 문제이며, 민족 스스로의 힘으로 통일을 이룬다는 원칙은 지금도 통일 문제에 간섭하려는 강대국들이 있는 상황에서 살아있는 원칙인 것이다.

두 번째로 통일의 방법을 정리했다는 점이다. 통일은 마음만으로 될 수 없다. 국가적으로 민족적으로 합의하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615공동선언은 북의 주장을 낮추고 남의 방법의 방향을 바꾸면서 통일 방법의 공통성을 찾아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했다. 즉 북의 연방제를 낮은 단계 연방제로 낮추고 남의 연합제와 공통성이 있음을 양측이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킨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615공동선언의 핵심 합의라고 볼 수 있다. 통일방법의 공통점과 지향점이 합의되면서 통일은 바램에서 현실로 바뀌었다.

세 번째로 경제협력과 사회문화 교류를 합의하고 실현했다는 것이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및 민족 공동의 통일 행사와 각계 각층의 교류협력은 615공동선언의 결과이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들의 방문과 만남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상시적인 만남의 자리까지 마련됐다.

하지만 20주년을 맞이하는 오늘의 현실은 ‘이런 역사적 자리가 있었나?’하고 생각될 정도로 암울하다. 2018년의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한 때 615공동선언이 되살아날 것 같은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남북관계의 단절이 현실화 되고 있다.

삐라 문제로 촉발됐지만 본질은 북미간의 정상회담이 실패하면서 남북관계 또한 암초에 부딪히더니, 이제 북은 비핵화의 방향에서 핵억제력 강화의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남북관계 또한 완전한 단절을 선언하고 있다.

향후 남북연락사무소의 폐쇄와 개성공단 철폐, 9.19 군사합의 파기 수순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과 북, 조선과 미국은 대화가 없는 대결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평화를 바라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정치가들의 결단과 협상에 의해 역사의 물고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우울하고 지친 마음에 역사적 전환으로 인한 새 시대는 언제나 다가올 것인가?

모두가 기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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