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교갱협, 아픈 만큼 성숙할까 ?
상태바
[뉴스 분석] 교갱협, 아픈 만큼 성숙할까 ?
  • 김성윤 기자
  • 승인 2019.08.21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갱협 정기총회서 언급한 방향전환, 배경과 전망을 분석한다.
교갱협  담임목사 모임의 토론회 모습
교갱협 담임목사 모임의 토론회 모습

창립 후 목회자 의식개혁, 교단 정치권 참여 두갈래 실천

교단 정치권 혹독한 평가받아... 창립 초기 정신으로 되돌아가자 여론 높아

시대 변화 속, 자기 반성과 성숙 변화되는 환골탈태로 대중에게 인정받아야

 

교회갱신협의회(교갱협, 대표회장 김찬곤목사)의 이번 수련회와 정기총회는 교갱협의 역사 속에서 상당히 기억될 순간이 될 것이다. 그것은 교갱협 역사 속에서 새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교갱협은 창립 이래 큰 두 가지 변화의 길을 겪어 왔다. 그것은 목회자의 자기 갱신과 한국교회의 갱신을 향한 목회자 운동에서 자기 갱신을 중심으로 한 실천과 교단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단 개혁을 향한 노력을 중심으로 한 실천. 두가지 인 것이다.

초기 목회자의 훈련과 의식 개혁을 중심으로 실천을 하던 시기에는 도덕성과 명분을 중심으로 교갱협의 위상을 높이며 활동해 왔다. 하지만 한계는 명백했다. 목회자의 의식 개혁과 도덕성 변화로는 현실 교회의 변화를 추동할 수 없었다. 주변의 비판 또한 이 지점에 집중했다.

교갱협은 마침내 교단 내의 정치세력화를 방향으로 움직였고, 만만치 않은 위력을 발휘했다. 대표적인 초대형교회와 전국적으로 명망있는 대형교회 및 목회자들의 면면을 중심으로 그동안 축적한 도덕성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정치 자산은 교단 정치의 중심 축이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현실 교단 정치의 벽은 생각 보다 높았다. 총대 중심의 장로교 정치구조는 대중 중심의 교갱협 구조와 맞지 않았고, 협상과 정치력 중심의 정치 공학은 명분과 리더십 중심의 교갱협 사업 방식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바탕에 ‘돈’이라는 암초 또한 자리 잡고 있었다.

교갱협과 구조적 ·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교단 정치에서의 상처를 성찰하며 이번 교갱협은 방향을 새로이 모색하고 있다. 새로운 대표회장 김찬곤 목사는 이에 대해 “방향 전환이라기 보다는 본래 가지고 있던 가치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에서 교갱협은 교단정치에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개별 총대 회원을 중심으로 교단정치 참여는 계속하되 교갱협 자체가 교단 내의 정치세력화 되는 것에는 물러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즉 교갱협 조직은 초기의 목회자 의식 개혁과 교육훈련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돌아가지만, 총대 회원을 중심으로 한 교단 정치권 참여는 계속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집행부는 이점이 초기의 교갱협 정신이었으며, 이제 그 정신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단 정치 외에도 교갱협이 극복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많다. 교갱협이 대형교회의 담임 목회자를 중심으로 조직되고 활동함에 따른 구조적 한계점을 맞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세습문제, 목회자 세금 문제, 목회자의 성적 타락 등에 대한 대응 문제 등에서 의제를 선점하지 못하고 자체 혼란 상을 노출한 것이 뼈아픈 경험이다.

초기의 교회 갱신이라는 총론적 의제는 선점에는 성공했지만, 구체적 사안에서 주춤하고 물러서고, 교단 정치권의 활동에서는 교권 장악을 위해 원칙을 훼손한 행동 등으로 비판을 받아 온 것이 이번에 초기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새로운 방향 모색으로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갱협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련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회원들은 젊은 세대의 목회자들이며 이들은 여전히 교회 갱신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이고 있다. 또한 교단 정치권 참여의 경험은 실패라기 보다는 경험축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새 대표회장인 김찬곤 목사도 이 점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결국 뜻을 이룰 것”이라고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마치 뿌리가 줄기가 되고 줄기가 열매가 되는 변화 발전의 법칙을 교갱협의 역사와 경험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요12:24)고 했는데 교갱협의 지도부가 얼마나 철저히 자기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총회원들과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에 새로 뽑힌 지도 집행부의 행보에 교단과 교계의 관심이 계속되는 이유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