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국교회 전망-평화통일분야] 한국교회, 전쟁반대와 평화수호의 사명 감당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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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교회 전망-평화통일분야] 한국교회, 전쟁반대와 평화수호의 사명 감당 ‘절실’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2.12.3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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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평화통일운동 상황과 2023년 통일선교 방향

물적지원·교류협력 시대 지나, 선교전략으로 통일 이끌어야

냉전적 북한선교서 평화통일선교로... 평화수호의 역할을
◇ 남과북이 스위스 글리온에서 만난 2차 글리온회의 후 모습.
한국교회는 올해 평화수호자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2023년이 밝았다. 새해 희망에 벅차게 밝은 전망을 내놓아야 하는 때이다. 하지만 새해 한반도의 평화통일 정세를 바라보면 바라보면 유감스럽게도 어둡거나 심지어 두려운 전망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022년 일년 내내 계속된 한미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긴장을 한단계 높여 놓았다. 일본은 그 틈에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북한, 미국, 남한 그리고 일본이엉켜 싸우는 형국이 된 한반도의 2023년. 한국교회는 어떻게 평화와 통일 선교를 열어나갈 것인가. 모색해본다.

 

김여정 담화가 예고하는 어두운 새해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해 12월 20일, 2022년 마지막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준비와 관련된 남한 전문가의 해석에 대한 비판이었다. 4800여 글자로 원고지 33매에 이르는, 담화문치고는 상당히 긴 분량이다. 김부부장의 담화는 특유의 구어체를 쓰면서 비아냥거리는 표현이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히 감정을 드러내면서 직설적인 비판과 거침없는 고급정보까지 공개했다. 게다가 언급범위도 다양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재진입문제부터, 정찰위성 시험을 위한 발사체의 숫자까지, 정부가 발표하지 않은 내용까지 공개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가히 국가비밀 대공개라고 볼 만한 정도이다.

우리나라 언론이 주목하는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제 각도 발사를 언급한 점이다. 탄도재진입기술 미검증을 지적하는 우리나라 전문가들에게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면서 실제 각도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내년 봄 실시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때 실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실제 발사각도대로 발사한다면, 가장 충격을 받을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초긴장을 할 것이고 미국 본토는 사이렌이 온 나라를 뒤덮으며 대피하게 될 것이다. 실제 발사는 하와이를 넘어서 미국 서부 해안 앞의 태평양 어느 곳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하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마친 직후 화성포 17형이라는 ICBM의 두 번째 발사시험을 했다. 이로써 북한의 ICBM 기술은 완성된 것으로 검증됐다. 북한의 정책은 미국과의 전면대결, 우리나랑와의 전면단절, (핵)군사력강화에 의한 정면돌파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핵무력법을 제정하면서, 비상사태시 핵무기 사용원칙을 법으로 정립했다. 북한과 미국은 마치 마주보고 달려오는 폭주기관차들과 같은 형국인 것이다. 그야말로 전쟁도 배제할 수 없는 긴장된 순간순간과 함께 우리는 새해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이 2023년 평화통일선교의 기본적 환경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올해 평화통일선교 주제 ‘반전평화’

이런 정세의 흐름에서 볼 때 올해 평화통일선교의 전망은 불투명하거나 두려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미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연일 전략자산인 B-1B 랜서, B-52 폭격기, F-22 랩터 같은 공군기와 핵항공모함을 출동시켰다. 북한은 이에 대응해 미사일 발사뿐만 아니라, 수백대 공군기의 동시 이륙 훈련과 각종 포사격으로 맞서고 있다. 한마디로 한반도의 전략환경은 매우 불안정해 졌고, 자칫 충돌에 의해 전쟁 혹은 국지전투가 발생해도 어색하지 않은 상황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휴전협정으로 언제든 전쟁이 난다고 해도 합법성에는 문제가 없다. 과거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활동과 같이 남북교류를 열기 위한 교회의 역할을 말하기에는 상황이 너무도 절박하게 몰려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평화통일 선교의 대주제는 ‘반전평화’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반전평화’란 한반도의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고, 미국과 북한의 수교 등 관계정상화를 통해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교회차원에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남북간의 관계회복을 위해 민족화해, 평화교류와 협력을 위해 남한의 교회가 앞장서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우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쟁은 예고나 연습이 없다. 시끄럽게 전쟁연습을 하는 것은 오히려 전쟁에 가깝지 않은 것이다. 단지 시위용일 뿐이다. 그러나 조용히 경제건설을 위해 힘쓴다, 먹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상황이 실제로는 더 위험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미국이나 북한은 시위성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월에 고체연료엔진개발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고, 정찰위성발사를 위한 시험을 벌였다. 미국은 이에 대응해 핵미사일 탑재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진입시켰다. 그러나 만일 올해 봄,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실시하면 북한은 격렬히 반발하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하거나 혹은 정찰위성을 우주공간에 진입시키게 될 것이다. 그때 연습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동원된 군대가 실전으로 전환하면 한반도 전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전쟁을 방지하는 평화수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평화통일 선교인 것이다.

 

평화통일에 대한 새로운 인식 필요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평화통일 운동은 남북교류협력과 북한지원을 위한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이는 종교인들의 주체적인 활동이라기 보다는 남북 정부간 대북·대남 활동의 부차적·시범적 성격이 강했다. 남북 정부간의 ‘오작교’ 역할에 그쳤다는 것이다. 비록 종교인 교류의 성격과 종교운동의 한계로 인한 것이기는 하지만, 종교인 특히 기독교인이 주체가 된 운동으로 평화통일선교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교계의 통일선교 단체 가운데 여전히 많은 단체가 흡수통일을 전제로한 통일선교관점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한의 지하교회를 지원하고, 성경책을 북한으로 들어가게 하며, 김일성 세습체제를 비판하고 김정은 현 북한정부를 전복해야 한다는 인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유물론은 무신론 - 기독교는 유신론이라는 냉전적 공식을 바탕으로 북한 선교이론을 만들고 전략과 실천을 하는 것이 이들 단체이다. 이런 인식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여전히 북한선교를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북한선교 단체들의 상황이다. 1990년대 이전의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형성된 냉전적 북한선교 인식은 그대로 한국교회에 선교 이론으로 번역돼 현재의 북한선교 의식을 갖게 한 것이다.

그러나 2천년대 이후 20년 동안 시대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남북관계도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19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이후 2000년에는 첫 남북정상회담이 열려 6.15선언을 발표했고, 그후 세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2018년, 북한과 미국의 첫 정상회담이 열렸고, 그후 모두 세차례에 걸친 조-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비록 성과 있는 합의를 이룩하지는 못했지만, 시대는 과거 냉전시대에서 대화와 대결이 반복되면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흡수통일의 단계에서 합의 통일의 단계로 나가기 위한 역사적 진통을 겪는 상황이 현 상황의 본질인 것이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맞아 한국 교회는 평화 통일로 나가기 위해 역사적인 평화통일선교의 길을 펼치는 사명과 기회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그것이 1988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글리온 선언으로부터 시작된 평화통일 선교의 길이었다. ‘냉전·대결적 북한선교’라는 인식에서 ‘평화적 통일선교’라는 인식으로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역사적 배경인 것이다.

 

평화통일의 조건 마련에 힘써야

글리온 선언 이후 한국교회는 평화의 사도로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눈부신 공헌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 노력도 새로운 시대와 단계를 맞고 있다.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세상을 떠난 후 집권한 북한의 김정은 정부는 우리나라 보다는 미국과의 직접적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의 근본적인 변화가 왔다는 것이다.

김정은 정부는 미국이 대북적대·대결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미사일개발을 지속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완성했다. 그 후 미국과의 두 번째 대화인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시도했지만,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거부하자 다시금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지금은 고도의 성능을 가진 미사일들을 갖게 되었고 세계최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갖게 되었다. 평창올림픽 이후 한반도에는 잠깐의 평화가 왔지만, 그 평화는 깨지고 말았다.

이 시기동안 한국교회의 평화통일선교 또한 설수 있는 자리를 갖지 못했다. 물질적 지원을 중심으로한 한국교회의 평화선교는 북한이 자립경제 정책을 세우고 남한의 일체 지원을 거부하면서 별 효과를 볼 수 없었다. 막강한 물적 자원으로 북한에 수백억짜리 어린이 심장병원을 약속했지만, 결국 제재의 벽을 뚫지 못하고 실패하고 말았다.

물적 지원을 바탕으로 평화의 오작교 역할을 하던 평화통일선교는 이제 2023년을 맞으며 전환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한국교회가 미국과 북한의 대결을 막고,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반전평화 노력을 통해 남한 대중과 민족전체, 그리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가는 것이다. 그동안 냉전적 북한선교론에서 평화적 통일선교론으로 변화돼 오던 평화통일선교론은 이제 한반도의 전쟁을 배제할 수 없는 2023년의 현실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평화를 수호하고 그 힘으로 남북간의 대화와 미국-북한 간의 관계정상화를 이루어 평화통일의 길을 열어야 하는 시대적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다.

 

평화수호와 남북관계정상화의 비결

그러면 한국교회가 무슨 힘으로 전쟁을 막아 평화를 수호하고, 미국과 북한간의 관계를 정상화하며, 남북의 화해를 이룰 것인가? 이런 커다란 명제 앞에서 한국교회는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교회에는 1천만의 성도와 4천만의 국민이 있다. 또한 세계적인 교회의 연대가 있으며 각 나라의 교회는 그 나라 시민사회의 주축이 돼있다.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수호하는 활동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여부에 따라, 전쟁을 방지하는 든든한 방패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전쟁을 절대로 원치않는 1천만 성도와 4천만 국민이 있다. 한국사회의 대중들은 한반도의 전쟁은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너무도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쉽게 날 것이라고 생각은 않지만, 만약 전쟁이 날 것이라는 상황이 된다면, 누구보다도 반전의 기치를 들고 나오게 될 것이다. 4천만 국민들이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나서도록 한국교회가 평화수호의 역할을 다한다면 한반도의 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지킬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미국 시민사회의 주축인 미국교회와 함께 미국 시민사회에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한다면 미국의 정치와 시민사회는 평화와 전쟁반대의 길로 나서게 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평화수호를 향한 의지와 강렬한 활동이 우리 민족을 지키는 평화의 수호자가 되게 할 것이며,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이끌어 한반도에 평화통일의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사회에서 한국교회의 위상을 새롭게 평가될 것이며, 한국교회는 역사적 부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과거 6.25 한국전쟁에서는 북한의 교회를 떠나온 많은 성도들이 전쟁을 통해 교회 회복을 꿈꾸며 전쟁을 지지하고 참여했다. 그 결과 한국교회에는 전쟁에 반대하는 여론이 많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시대의 요구도 변했다. 한국교회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2023년, 한미일과 북중러가 한반도에서 격렬히 충돌할 정세의 변화 앞에서 한국교회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성경은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땅의 대중들은 그런 활동을 기대하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김성윤 기자 (이 기사는 기독교신문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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