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허활민 목사 총대영구제명 재심 청원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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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허활민 목사 총대영구제명 재심 청원 배경과 전망
  • 김성윤 편집국장
  • 승인 2019.07.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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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총회 최대 이슈 떠올라

사법부 가처분 기각, 판공비 돈가방 관련 재판 증인 신청 중 악재에도

압도적 총회 민심 거스르며  재심 강행, 이승희 총회장 리더십 '흔들'

단숨에 총회 최대 이슈로... 변화하는 시대 총회 위상 가를 잣대로 부상

허활민 목사가 100회 총회에서 납골당 금품 고백하는 모습
허활민 목사가 100회 총회에서 납골당 금품 고백하는 모습

 

합동 총회에 대형 이슈가 터졌다.

총회 임원회는 지난 7월 4일 회의에서 허활민 목사 총대 자격 영구 제명 건을 오는 104회 총회에서 재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사안은 교단의 가장 큰 현안으로 급속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허활민 목사는 제102회 총회에서 총대 거의 전원의 동의를 받아 총대 자격을 영구히 상실 당한지 불과 2년 만에 부활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당시의 총대 자격 상실 결정에 대해 일부는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지적했으나, 이 지적은 그후 서울 지방법원에 의해 총회총대 영구제명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됨에 따라 법적으로도 정당한 결정임이 입증됐다.

또한 허목사의 영구 제명은 부정부패한 교권의 상징적 인물을 총회에서 축출하고 교단 개혁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의미와 함께 특정 지역의 부당하고 독점적인 교권 전통을 극복한 교단 정치의 승리라는 역사적 의미까지 갖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이날 임원회의 결정은 총회를 크게 술렁이게 하는 전격적인 결정이었다. 이는 임원회 결정 장소 조차도 총회 회의실이 아닌 칼빈주의 연구원 이었다는 점이 상징해 주고 있다. 정상적 일상적인 결정이 아닌 장소적 상징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뒤가 구린 결정을 내릴만한 장소에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미 장소 설정에서 무언가를 예고했던 것일까?

무엇보다도 허활민 목사의 총대 영구 제명 재심 청원 결정은 정당한 절차적 결정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결단(?)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점이다.

허목사는 재심 사유는 그 근거가 없다. 재심 사유가 될 별다른 이유가 없는 것이다. 재심할 만한 새로 나온 증거도 없고, 절차적으로도 사법 심판에 의해 기각돼 이미 총회 결정의 정당성이 입증돼있다. 결국 정치적 결정 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명예 회복을 이유로 한다면 과연 허목사가 어떤 공로나 명예를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총회원들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이런 정치적 결단의 배경에는 영남 교권과 현 총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현 총회장이 약관 50대의 나이에 총회장이 된 것은 영남 교권의 힘이 결정적이며 그 힘에는 허목사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현 총회장 임기가 지나면 사실상 허활민 목사는 정년 은퇴 시기를 맞게 되고, 그에게 힘이 돼 줄 만한 총회장은 나타나기가 어렵게 된다. 영남 총회장은 3년 후이니 말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임원회 내부의 많은 논란에도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이승희 총회장의 리더십 또한 도마에 오르게 됐다. 불과 2년 전, 단 5표만 지지한 총대들의 뜻을 읽지 못하고 지역 패권 세력에게 굴복한 총회장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전체 총회의 뜻을 받든 총회장으로 향후 건전한 영남 세력의 대표자가 되는 위치에 이를 것인가가 이번 총회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향후 지켜봐야 할 104총회의 포인트가 되었다.

두 번째로 허활민 목사와 총회의 돈 정치 문제가 다시 대두되었다. 과거가 되었지만 100회 총회에서 당시 총회 납골당 사건에 관련돼 허목사가 2천만원을 받았다고 총회 앞에서 고백(?)했다. 그는 5만원짜리 4다발을 가져와서 발언대 앞에서 보이면서 이를 금고에 보관해 두었다고 했다. 100회 총회의 최절정에 이르는 순간이었다. 그 장면으로 인해 허목사의 문제는 덮히는 듯했다. 당시는 총신 문제가 더 이슈였으므로 허목사 문제를 놓고 총회원은 차후 문제로 보았던 것이다.

총신 문제가 큰 가닥을 잡은 이후 허활민 목사는 총회에서 기괴한(?) 제안을 하였다. 총회장에 대한 판공비를 자신이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다 돈을 내겠다고 총회의 김상윤 목사가 가세했다. 이후 김상윤목사는 102회 총회장인 전계헌 목사에게 돈 가방을 전달하는 시도까지 했다. 이 문제는 현재 소송까지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 소송의 증인으로 청구돼 있는 사람이 허활민 목사이다. 돈 가방 전달의 사실 여부와 그 모의 과정에 얼마나, 어떻게 연관이 돼 있는가는 향후 법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어쨌든 공직에 당연하게 책정돼 있는 판공비 문제에 대해 투명성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판공비 제공이라는 기발한 제안을 한 것도 허목사이고, 이를 실천하는 문제에 까지 연관돼 있는 것이 허목사이다. 이런 총회의 돈 정치 문제를 심판한 것이 총대 영구 제명이었다고 해석하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허활민 목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다.
허활민 목사가 총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본헤럴드

 

이런 과정을 생생히 기억하는 총회원들과 총회 목사들에게 허활민 목사 총대 제명 재심청원 결정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민심에 극단적으로 반하는 결정이라는 것이다. 옛말에 바다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삼키기도 한다고 했다. 당 태종 이세민이 했다는 이 말은 군주시대의 군주조차도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가를 교훈으로 남긴 것이다. 그는 이 격언으로 비록 고구려 정벌에는 실패했지만 ‘정관의 치’라는 중국사 3대 치세의 주역이 된 것이다.

물고기는 물과 다투지 않는 법이다. 총회 돈 정치를 고백한데 이어 판공비 제공이라는 돈 정치의 양성화(?)를 꾀하던 허목사를 정치적으로 심판한 총대 영구제명 결정을 뒤집으려는 올해의 시도는 그 결과가 명약관화하다.

셋째로 시대가 진전했다.

지금은 이 사회와 시대 자체가 변화하는 때이다.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38선과 한국전쟁의 결과 생겨난 휴전선은 그 구조가 같다. 그 구조는 지금 세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무너지고 있으며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가 수면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해방과 전쟁이후 사실상의 국교(?) 노릇했던 기독교는 그 기간에 전성기를 구가했다. 구한말의 근대화 과정에서 교육과 의료를 통해 민중의 위로자요 치료자로, 일부 선교사이기는 했지만 우리 민족의 반일 투쟁에 지원자요 증언자 역할을 했던 당시 조선교회를 기억하던 대중들이 폭발적으로 교회에 들어와 양적 숫자적으로도 사회의 주류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분단 후 한국교회는 독재자 권력자의 후원자로, 기득권자 부자의 후원자로 역할해 대중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한국교회 내부는 분열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화되어 시대가 한국교회에 도전하고 있다. 시대는 전쟁에서 평화로, 분단에서 공동번영으로, 대결에서 화해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 도전에 역사적으로 응답하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역사의 밖으로 쫒겨날 것이다. 이런 역사적 요구의 하나가 바로 부패한 교권의 종식이며, 불의한 돈 정치의 종언이다. 크게 본다면 허활민 목사의 총대 영구 제명 재심 청원은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며 시대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다.

합동 총회는 지금까지 자기 역사에서 그렇게 어리석지도 않고 시대의 요구를 거스르지도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과거 수없이 많은 교권주의자를 정리했고 부패를 심판했다.

과연 104회 총회는 그런 자기 전통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교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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