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총신대와 총신신대원 교수임용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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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총신대와 총신신대원 교수임용을 바라보며
  • 문노사 목사 (본지 논설위원)
  • 승인 2021.12.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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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사 목사(본지 논설위원)

평양신학교에 뿌리 둔 총신대와 신대원은 하나님말씀 연구 능력과 준비 갖추는 곳

히브리어와 헬라어 가르치는 역량 갖추어져 있어야... 전임 교원 반드시 필요

이번 교수 임용에서 히브리어ㆍ헬라어 원강 교수 모집 없어... 역사서 강의는 두명이나, 균형성 의문

정년ㆍ비정년 트랙 떠나 조직 안에서 화목하고 소통하며 협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선발되어야...
졸업식이 취소된 총신
총신대학교 종합관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은 예장합동 소속 신학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유일하고 영원한 진리로 믿으며 고백해 왔다. 그들은 자신들의 원류를 평양신학교에 두고 있다.

평양신학교는 우리나라 선교를 위해 와있던 4개 장로교교단이 모여서 구성된 장로교선교공의회의 만장일치의 결의로 시작될 수 있었다. 이 결의에 따라 1901년 당시 평양주재 선교사였던 마포 삼열(Samuel A Moffett, 1864~1939)목사가 중심이 되어 대한예수교장로회신학교를 개교하였다. 최초의 입학생은 평양 장대현교회의 김대현, 방기창 두 장로였다. 1907년 6월 20일에는 총 7인의 졸업생이 졸업을 하였다. 이들은 모두 같은 해에 목사 안수를 받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첫 목사들이 되었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복음전도와 사회 개혁에 헌신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들의 교육을 주도한 초기 선교사들은 마포삼열 외에 이길함, 언더우드, 소안론(W L Swallen), 배위량(W B Baird), 곽안련(C A Clark), 이눌서(W D Reynolds), 기일(J S Gale), 왕길지(G Engel) 등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았다.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은 평양신학교의 설립과정과 졸업생들의 여정, 그리고 여러 교수님들의 헌신적 가르침에 의해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교수임용을 할 때는 언제나 지난날의 역사적 상황과 오늘의 시대적 사명이 무엇인지를 고려하면서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감당하고자 해야 한다. 그들은 그 자체로 교회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학생들을 주의 자녀이자 성도로 여기며, 교수와 교직원의 합력을 추구하는 사람을 교수요원으로 선발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대한예수교장로회의 평양신학교를 택하셔서 우리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도록 하신 것이 분명하다.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은 여전히 하나님께로부터 하나님의 복음전파의 사명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총신대 신학과는 더욱 그러하다고 본다.

문제는 현재의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의 교수구성원이 과연 이 사명을 감당할만한가에 있을 것이다. 그 구성원들은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실상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분별해 보아야 한다. 평가의 방향은 간단하다.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연구할 능력과 준비가 갖추어져 있고 실천하고 있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모든 구성원들이 교내의 화목과 화평한 복음화를 이루고 나아가 사회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세계적으로 복음전파를 감당할 수 있느냐이다.

첫 번째 기준과 관련해서는 성경이 기본적으로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기록되어 있는 한, 바람직한 성경 연구를 위해서는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이 갖추어져 있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모든 신학생이나 목회자들이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늘날 다양한 주해서들과 원어에 바탕한 주석서들이나 사전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굳이 모든 신학생이나 목회자들이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공부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말 성경이 아주 잘 번역되어 있기에 얼마든지 우리말 성경만으로도 말씀을 전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총신대 신학과를 중심으로 하여 신학자로서 성경을 연구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알지 못하고 성경 연구를 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성경 연구자가 그 원어를 통해 느껴지는 공감능력도 없이 성경의 상황을 새로이 해석해 낸다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총신신학과를 중심으로 신대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는 더 깊은 성경 연구를 위해서는 히브리어 성경 강해와 헬라어 성경강해를 전담할 전임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형룡 신학전집이나 박윤선 주석 등은 사실 깊은 원어성경 연구나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기초하여 얻어진 성과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 저서들은 그 당시의 뜨거운 신앙의 열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그 마저도 이 분들 이후로는 예장합동 안에서 자타가 공인할만한 신학전집은 거의 출간되지 않았다. 총신신대원 문병호 교수에 의해 기독교강요 전권(생명의 말씀사, 2020. 5월)이 번역된 것을 제외하고는 교단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경건한 자들이 믿고 활용할 만한 신학전집은 전무하다 할 수 있다.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이 신학자다운 신학자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소수 정예의 히브리어와 헬라어 연구자를 전략적으로 양육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5~10인 정도의 소수 정예를 선발하여 전 장학금으로 연구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미래의 세대들을 바른 신앙으로 길러내기 위해서도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대한 조예 깊은 학자들의 연구와 가르침이 필요하다. 우리의 시대를 신학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할 수 있는 신학자의 등장을 기대한다.

그런데 이번 총신대와 총신신대원 교원임용에서 히브리어나 헬라어 원강 교수 모집은 되지 않았다. 대신에 역사서 강의 교수는 두 명이나 모집하고 있다. 이 분야에 두 명의 교수가 필요한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역사서 강의는 현재 총신신대원의 김 모 교수가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퇴직을 앞두고 먼저 교수를 확보하려는 것은 이해가 될 수 있으나 여분의 다른 교수까지 모집한다는 것은 이해되기 힘들다.

두 번째 문제와 관련하여 정년트랙 교수이든 비정년트랙 교수이든, 겸임교수든 시간강사든 하나님 앞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명은 동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상에서만 대접이 다를 뿐 각각 수고한 대로 하나님께로부터 셈을 받는 것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은 정년, 비정년을 넘어서 하나님의 인정을 받는 당당한 교수요원들이 임용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조직 안에서 화목하고 소통하며 협력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선발되어야 한다. 자신의 연구에 헌신적이면서 타인의 연구를 인정하고, 남을 자신보다 낫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화목과 합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든 자신의 뜻하신 대로 그대로 이루어 가신다. 필자는 이 믿음으로 성경연구를 위한 히브리어와 헬라어 원전 담당 교수들이 임용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복음전파에 헌신하고 조직의 화목과 합력을 이루어가는 교수들이 총신대와 총신신대원의 강의실과 연구실을 드나들면서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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