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기독교강요 둘러보기(17) - 성령의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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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기독교강요 둘러보기(17) - 성령의 사역
  • 문노사 목사
  • 승인 2022.09.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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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사 목사(전 백석대교수ㆍ교육학박사, 본지 논설위원)

 

기독교강요 3권만으로 한정해 보더라도 성령의 사역, 믿음, 중생과 회개, 그리스도인의 삶의 요체로서의 자기 부인, 하나님의 값없는 칭의, 율법과 복음의 약속들의 조화, 그리스도인의 자유, 하나님의 은총을 받아 누리게 하는 기도, 영원한 선택의 예정론, 그리고 부활 등과 같은 보배로운 교리들이 서술되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가르침들은 그리스도가 우리 밖에 계시고 그로부터 우리가 분리되어 있는 한 우리에게는 전혀 무익한 것이 되고 만다. 우리가 가진 모든 것들도 그리스도와 결속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사람)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스도에게 다가가 연합할 수도 없다. 우리는 본성적으로 이미 죽어서 그리스도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와 우리를 연합하게 해 주시는 분이 반드시 절대로 필요하다.

그리스도와의 연합됨은 우리의 심장에 표징이 새겨져 있다는 감동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그리스도의 씻음과 희생 제물임이 우리에게 도장처럼 찍혀지는 것이어야 한다(기독교강요 3권 1장 1절). 그것은 영원히 잊혀지거나 부정될 수 없는 증거에 의한 연합이어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분은 오직 성령 한 분뿐이시다.

그는 “성결의 영”(롬 1:14)이시다. 그래서 그는 우리를 타락한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신다. 그는 모든 사람이나 생명체들이 소유하고 있는 일반적인 능력을 사용해서 우리를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시며 세상의 것들과 구별되게 하신다. 동시에 그는 우리 안에 하늘 생명의 뿌리와 씨앗이 되셔서 삶을 보장하신다.

성령은 “양자의 영”(롬 8:15, 갈 4:6)이시다. 그래서는 그는 하나님께서 아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죽을 인생들의 아버지가 되시고자 하는 그 사랑을 우리에게 증언하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롬 8:15)라는 부르게 하신다.

성령은 또한 우리의 기업에 대한 “보증”이자 “인”(도장)이시다(고후 1:22). 우리가 험난하고 위태한 나그네 인생길을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신실하신 하나님의 보호 아래 안전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하신다.

성령은 물의 호칭을 갖고 계신다. 그래서 그는 우리를 향해 “오호라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사 55:1)거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 7:37)라고 외치신다.

성령은 “기름” 또는 “기름부음”(요일 2:20, 27)의 칭호도 갖고 계신다. 그래서 그는 우리 정욕의 사악함을 끊임없이 졸이고 태워서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경건에 대한 열심을 우리 마음에 불붙게 하신다. 그래서 그는 불(눅 3:16)이시다.

이외에도 성령은 “샘”(요 4:14)이 되시고 “하나님의 손”(행 11:21)이시다. 성령을 통하여 우리는 하늘의 모든 부(보화)를 우리 안에 머물게 할 수 있다. 그가 우리의 부의 샘이 되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행하시기에 그는 하나님의 손이 된다. 즉, 성령께서 하나님의 손으로 작용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에게 부어주어 우리로 하여금 신적 호흡으로 살아가고 우리 스스로 행하지 않게 하신다(3권 1장 3절 참조).

성령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 때도 수면 위를 운행하시고 계셨다.(창 1:2). 이 사실은 그가 세상이 드러내는 아름다움을 유지하게 하는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이시자 이 세상의 아름다움이 있기 전에도 혼돈의 세상을 소중하게 여겨주신 분임을 증명한다(1권 13장 14절 참조). 그는 또한 우리에게 온갖 선한 은사를 베푸시는 분이시다(고전 12:8~11).

그 옛날 모세가 하나님의 보냄을 받으려 할 때 자신이 말을 잘하지 못함을 인하여 억지를 부리듯이 다른 사람을 보낼 것을 고집하였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 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눈 밝은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라고 하시고는 “네 입과 함께 있어 할 말을 가르치리라”고 하셨다(출 4:11, 12). 이는 성령께서 하나님의 성결의 영이자, 양자의 영이자, 기름부음이자. 불이자. 하나님의 손 등등으로 사역하실 것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에 그치지 않으시고 심지어 모세가 그의 형 아론에 대하여는 하나님처럼 되리라고 하셨다(출 4:16). 이 사실에서 성령의 사역의 진수가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를 향하신 성령의 사역 중에 최고는 그리스도에 대한 증언이다.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들이심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친히 선지자들과 율법들을 통해 증언하셨다. 그리스도 자신이 세상에 오셔서 스스로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처음부터 끝까지 증언하셨다. 그런데도 사람들과 제자들은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이자 그들의 구속주로 믿지 못했다. 보혜사 성령이 그리스도의 하나님 아들이심과 그의 사역들이 구속의 사역들임을 증언하며 그들을 감동하게 하고 지혜의 눈과 마음을 열었을 때 제자들이 그때서야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성령은 자신을 포함해서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주 하나님을 증언하시는 하늘의 증언자이시다.

한편 제자들이 자신들과 함께 계셨던 그리스도가 그들의 구속주이심의 단초는 물과 피(요일 5:6)였다. 그의 물과 피가 율법의 관습대로 죄를 씻는 분이시자 희생제물이 되셨음을 그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성령께서 하나님과 동일본질이시며 진리시며 영원히 계시는 분으로써 그리스도의 물과 피를 증언해 주셨던 것이다(기독교강요 3권 1장 1절 참조).

이제 성령의 증언으로 우리가 그리스도와 묶일 때 그리스도의 거룩한 피의 흘림이 우리에게 헛되게 되지 않게 되었다. 죄에 압제당하여 죽은 우리가 살 수 있는 길이 은밀히 우리에게 충만히 임하시는 성령의 물 댐 같은 깨우침의 은혜로 살게 된 것이다. 바울 사도의 증언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씻음과 의롭다하심 두 가지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우리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고전 6:11) 소유하게 되었다.

보통의 사람이라고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성령이 행하신 증거와 사역들을 액면 그대로 바라보거나 좇아가기만 하더라도 그것들을 믿지 않을 수가 없다. 바꾸어 말하면 성령께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그리스도의 모든 사역들을 진리와 진실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모든 상황을 만드신 것이다. 그야말로 성령께서 우리로 하여금 믿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게 하신 것이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에베소 성도들에게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았으니”(엡 1:13)라고 하였다. 성령의 사역으로 인해 구속의 약속이 우리 마음속에 파고 들었다고 인정했던 것이다. 요한 사도 역시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안다(요일 3:24)고, “그의 성령을 우리에게 주시므로 우리가 그 안에 거하고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안다(요일 4:13)고 고백했던 것이다.

결국 성령의 증언과 사역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없었던 믿음, 결코 사람에게는 있을 수 없는 믿음이 생길 수 있게 되었다. 믿음이 성령의 작품인 것이다(3권 1장 4절). 여기에서 모든 인생의 영원히 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할렐루야.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을 거역하지 말고 그대로 순종하여 그 분의 증언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 성령을 거역하는 죄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공포하셨듯이 사함이 있을 수 없다. 그리스도는 사람들, 심지어 제자들이 자신을 믿지 못하는 것까지 용서하시고 참으셨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대신해서 보내시는 진리의 영이시자 보혜사이신 성령을 믿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언하셨다. “누구든지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사하심을 얻지 못하고 영원한 죄가 되느니라”(막 3:29).

성령의 부인은 모든 진리에 대한 거부이자 부정이다. 그것은 사람이 스스로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근거를 말살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사람이 자신의 유일한 생명의 줄을 부숴버리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사람에게는 영원한 심판과 죽음이 있어야 한다.

 

문노사목사(논설위원)
문노사목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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