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소강석목사의 ‘배려’를 위한 불출마, 미래를 위한 한 수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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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소강석목사의 ‘배려’를 위한 불출마, 미래를 위한 한 수 놓았다.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3.06.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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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방송CBS 이사장 선거에 NCC계 배려하며 양보, 육순종목사로 단일화

흔들리는 에큐메니칼운동 지원하며 한국교회 연합위한 큰 그림에 일조, 정치적 자산 쌓아
소강석목사와 육순종목사가 함께 웃고 있다.

소강석목사(제105회 증경총회장)의 기독교방송(CBS)이사장 출마 전격사퇴가 교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소강석목사는 기독교방송 이사장에 출마 의사를 표명하고 그동안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라이벌로 출마 의사를 밝힌 육순종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증경총회장)가 있었지만, 교단의 세력을 보나, 한국교회 최대 교단의 증경총회장에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라는 경력으로 보나 육목사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육순종목사가 전격적으로 소강석 목사를 만나 설득하면서 소강석 목사가 출마를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기독교방송 차기 이사장 선거는 육순종목사의 단독출마로 굳어지게 됐다. 이같은 결단에 대해 소강석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가 총무 사퇴로 에큐메니칼운동진영이 혼란을 겪고 리더십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대국적 차원에서 배려한 결단”이라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즉 NCC계에 대한 배려라는 점을 명분으로 사퇴한 것이다.

소강석목사는 종종 큰 자리 앞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총신대학교 이사장 선거에서 단일후보로 추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사장 후보에 오르지 않았고, 제105회 총회장의 자리도 오정오목사의 양보를 받아 단일후보로 총회장이 되었다. 결국 단일후보로 주요 리더십에 오르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번 기독교방송 이사장의 자리도 추대에 의한 단일후보로 되는 것을 바랬다면서 경선 구도에 대한 부담감을 밝히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 기독교방송 이사장 자리를 물러나는 명분으로 NCC 진영, 에큐메니칼운동진영의 어려움에 대한 ‘배려’라는 새로운 명분을 내세우면서 향후 행보에서 정치적 자산을 쌓게 되었다. 실상 이홍종 NCCK 총무의 중도 사퇴로 지금 에큐메니칼운동진영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더십의 구심이 동성애 이슈로 흔들리면서 에큐메니칼운동을 수습하고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야하는 중요한 때를 맞고 있는 것이다. 육순종목사도 이점을 중점적으로 부각하며 소강석목사를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이번 소강석 목사의 이사장 출마 포기와 단일화는 매우 의미가 있는 선택이라고 평가된다. 소강석 목사가 그동안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데 인색했던 지점은 투쟁심의 부족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의 머리 속에 있었다. 만장일치 추대 방식을 통한 리더십은 현재의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소강석목사의 리더십은 항상 강고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배려의 리더십'이라는 명분을 살리며 새로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번의 양보는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위한 소강석목사의 위치를 새롭게 만들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정치적 자산을 큼지막하게 쌓은 것이다.

물론 리더십은 만장일치 추대라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향후 한국교회 연합운동에서 리더십으로 서고자하는 소강석목사의 앞 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만한 계기가 되었다. 과연 소강석 증경 총회장은 향후 어떤 길을 걸을 것인가? 교단과 교계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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