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한교총 총회에서 눈뜨고 코베인 합동교단, 원인과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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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한교총 총회에서 눈뜨고 코베인 합동교단, 원인과 대책은?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2.12.1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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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 6회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 자리 빼앗겨... 순번제는 합의 될 수도, 합의된 적도 없는 비현실적 주장

통합교단의 자기중심주의와 합동측 견제심리, 기회 노리는 감리교 감독의 협조, 협력기금 출연에 54년생 '인싸(?)'그룹 담합 소문까지 원인 무성...

소강석 증경총회장 조율되지 않은 개인적 발언, 고영기총무의 자기변명식 발언에 배광식 증경총회장 ‘인싸’그룹 포함 까지 오합지졸 대응... 형국 뒤집는 데 실패

당면해 한교총에 강력한 항의와 원칙적 대응해야, 재정납부 거부도 고려할 필요...장기적으로 전략적 사고와 인물 키우며 체계적 준비해야
권순웅총회장과 이영훈목사가 함께 앉아있다.

지난 8일 한교총대표회장에 이영훈목사(기하성대표총회장,여의도순복음교회)가 선출됐다. 하지만 예장 합동총회의 입장에서 보면 날벼락(?) 같은 결과이다. 눈뜨고 코를 베였다. 권순웅총회장은 공동대표회장에 그쳤다. 이번에는 우리의 차례라는 것이 합동총회의 입장이다. 지금까지 5년동안 통합측과 합동측이 번갈아 가며 대표회장을 했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의미는 무엇인가? 이제 앞으로 합동총회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질문이 꼬리를 물고 나온다.

보수계 연합운동의 역사적 배경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은 일제 강점기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에 뿌리를 둔다. 1918년 2월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가 창립되고 1919년 3·1운동 이후 1924년 9월 새문안교회에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가 창립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교협,NCCK)의 뿌리이다. 이 단체는 1938년 일제에 의해 해산된다.

해방이후 한교협의 진보적 활동으로 한국의 보수교계가 1989년 새로운 연합단체를 구성한다. 한기총의 탄생이다. 한기총은 보수적 교계를 총결집하고 한교협과 대등한 활동을 벌인다. 그러나 선거 문제와 이단 옹호 등으로 한기총을 탈퇴한 교단중심의 한교총이 2017년 첫 총회를 갖고 출범해 오늘에 이르렀다. 한교총의 역사는 한교협의 진보노선과 결을 달리하는 보수적 입장에선 중도적 노선으로 한기총의 부패를 넘고 교단중심의 건전한 보수교계연합단체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의 역사로 정리할 수 있다. 즉 비진보, 반부패 노선과 중도보수적 사회참여 입장과 역사를 갖고 있다.

이영훈목사가 대표회장 선출이후 총회를 주관하고 있다.

한교총 대표회장 선출 의미와 현실

한교총의 첫 대표회장은 예장 통합측이 맡았다. 그후 합동측과 통합측이 번갈아 대표회장 혹은 단독 대표회장을 맡아왔다. 과거 한기총의 투표에 의한 부패와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인선위원회에서 인선하고 상임회장회의와 정기총회를 거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한마디로 합의 추대 방식이었다. 일각에서 순번제를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공식화되지 않은 대표선출방식이다. 정관 어디에도 순번제는 없다. 정치적 합의도 없었다. 단지 덕담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예장 백석이 순번을 주장하는 것은 자의적 주장일 뿐이다.

그렇다보니 합동측과 통합측 두 대형교단이 한해씩 번갈아 맡아왔다. 그러다 이번에 기하성으로 중간규모의 교단으로 내려온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영훈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라는 세계최대의 교회 담임목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향후 다른 어느 중간규모 교단의 목사도 대표회장을 맡을 수 없을 것이다. 합동과 통합이 번갈아 가면서 대표회장을 하는 것은 현재 한국교회의 보수연합운동 현실상 피할 수 없는 현실 구조인 것이다. 돌아가면서 순번제로 대표를 하는 일은 한교총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에는 합동측 차례인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벌어진 일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는 몇가지 정치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합측은 오랜 연합운동 경험에서 자신들이 언제나 중심에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교협(NCCK)에서 최대 교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보수교계에서도 역시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 한때 한교협(NCCK)에서 교단 크기에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자 행정중지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장과 감리교의 연합 행동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자신들의 의견과 이익이 관철되지 못하자 행한 조치이다. 탈퇴는 하지 않았지만, 회비를 끊었다. 수년동안 이어진 이 조치로 NCCK 실무자들은 월급도 못받는 등 고통을 받았다. 통합측의 사고방식은 뿌리가 깊고 끈질기다.

한교총의 단독대표회장 체제는 지난해 1년만 시행하고 말았다. 통합측 류영모회장만이 한국교회의 유일한(?) 대표라고 1년간 임기를 마치고 제도자체를 바꿔버렸다. 이것이 우연이라고볼 근거는 없다. 황제 자리를 다른이에게 준다면 더 이상 황제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류영모 전회장은 이번 총회장소에서 발언하는 이에게 자신을 보고 발언하라고 요구해 회원에게 발언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조차도 유린하고 제왕적 모습을 보인채 씁쓸하게 퇴장했다. 류영모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역사에 암운을 던지고 퇴장한 사람으로 기록될 것이다.

통합측의 자기중심 사고와 합동측 견제심리에서 출발, 차기 대표는 다시 통합측으로?

통합측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차기(2024년) 대표회장을 통합측이 차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통합측은 상임회장으로 내려앉았다. 올해 단독체제에 대한 불만과 비판을 의식한 행보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다시 가군의 공동대표회장 후보로 복귀할 것이며, 올해 합동측이 공동대표회장을 했으니 내년에 통합측이 대표회장 후보로 올라갈 명분을 확보한 것이다. 별다른 교단에서 대표회장을 할 수 없으니 내년 통합측이 다시 대표회장으로 올라갈 것으로 한교총 주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2년에 한번은 통합측이 대표회장을 하는 구도를 실현하는 것이다. 한교총을 통합-비통합 구도로 재편하려는 의도이다. 합동은 단지 이를 위한 대상일 뿐이라는 것이 통합측의 사고방식이다. 백석 교단의 순번제 논리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순번이라면 가군내의 순번인지 가나다라군의 순번인지, 아니면 장감성(장로교,감리교,성결교)의 순번인지 합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백석교단이 과연 가군에 속하는 교단인지도 검증되지 않았다. 이런 정황은 통합측의 자기 중심사고의 끈질김을 보여준다. 물론 이런 심리에는 합동교단에 대한 견제도 자리잡고 있다. 최근 교계에 새로운 활력을 주고 최대교단으로 등장한 합동교단에 대한 견제심은 자기중심의 한국교계 질서가 무너지는 데 대한 견제심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감리교 이철 감독회장이 인선결과를 밝히고 있다.

기회 노리는 감리교 감독의 협조가 추진력 얻어

통합측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 덧붙여 감리교 감독회장인 이철목사의 행보 또한 이번 일을 탄생시킨 원인이 되었다. 이철목사는 감리교에서 대표회장을 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기하성에서 대표회장이 나왔으니 앞으로 감리교에서 대표회장을 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전례를 만든 것이다. 이를 위한 포석으로 올해 통합측과 손잡고 인선위원장 자리를 맡으면서 이영훈목사를 세운 것이다. 이철목사를 인선위원장으로 세운 사람이 류영모 전대표회장이다. 통합측-감리교의 연대(?)를 의심하는 것이 무근거하지 않다는 실증이다.

이영훈목사의 10억 출연, 과연 트라우마센터 때문일까?

또 하나의 결정적 요소가 있다. 바로 돈이다. 이 부분은 한국교회 주변에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영훈목사가 인선위원회에서 내정된 후, 한교총에 트라우마센터 설립을 명분으로 10억원을 냈다. 류영모목사는 이태원참사 이후 상처 치유에 대한 기금제공의사를 약속한 이영훈목사에게 대표회장이 되기 전에 낼 것을 제안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이영훈목사가 대표회장에 내정된 이후 10억원을 내는 협약에 관한 기사는 한교총 주변에 “10억 낼 사람만 나오라”는 메시지로 읽히고 있다. 10억원을 어떻게 쓰는지 잘 지켜봐야 할 것이다. 또한 과연 이것만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참고로 류영모목사는 단독대표회장이 되면서 1억원을 냈다. 돈의 사용과 처리 결과는 향후 한국교회 역사에 나올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태의 원인은 통합측의 자기중심적 행태와 합동교단에 대한 견제, 다음을 노리는 감리교의 전략적 협조, 그리고 돈으로 분석된다.

54년생 ‘인싸’ 그룹... 실재한다면 교계농단의 교회사적 사건

한편 한교총 주변에는 소위 ‘인싸’그룹 풍문도 돌고 있다. 즉 1954년생인 류영모목사, 이철감독, 이영훈목사, 배광식목사 등이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는 이야기다. 한국교회가 과연 교단도 다른 이들의 담합에 의해 좌우되는지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없지만, 만일 같은 나이의 그룹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그것은 교계농단이라고 까지 볼 수 있는 충격적인 일이다. 그 가운데 합동교단의 직전총회장이 포함돼 있는 것 또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향후 교단의 진실규명 노력이 필요한 지점이다.

합동측 내의 전략적 사고 부재... 뼈저린 현실

위와 같은 환경이 있을지라도, 합동 교단내에서 잘 준비했으면 이번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 합동교단 내에 연합운동에 대한 전략적 사고와 장기적 준비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찰 지점이다.

합동교단 내에서 연합운동은 총회장이나 총무 정도의 관계자들 일부 교권만이 다루는 분야이다. 이 일을 위해 준비된 총회직원이나, 전문적 경험을 갖춘 이들은 극히 드물다. 일이 벌어지면 흥분만 할 뿐이지, 교단의 이익과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훈련된 연합운동가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앞에서 본대로 한국교회 연합운동판은 목회 현장에서 생각하는 당위성이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1년 임기 마치고 지나가는 총회장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교단차원에서 시스템을 갖추고, 중장기적 투자를 하고, 전문적 훈련을 갖춘 조직을 통해 전략적으로 다루어야 하는 일이다.

소강석증경총회장이 개인발언으로 합동교단 입장을 오해하게 했다.
발언하는 고영기 총무

소강석 증경총회장 개인입장 돌출 발언, 교단 이익해쳐... 108회 총회에서 ‘해총회 행위’로 다루어져야 여론

또한 조직적이고 일치된 교단 이익의 입장에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총회에서 소강석 증경총회장이 이영훈목사의 대표회장 논란이 되는 순간에 등장, 발언해 결정적으로 그가 선출되는데 도움을 주었다. 향후 백석이 대표회장이 될 수 있다는 덕담(?)까지 하며, 과거 교단 내에서 민찬기목사에게 했던 발언을 생각나게 했다. 그런데 본지의 취재 결과 소강석목사의 이 발언은 개인적 발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소강석 증경총회장은 권순웅 총회장과 조율된 발언을 하거나 대외협력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교단입장을 발언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 발언을 하면서 총회에서는 마치 합동측이 양해한 것처럼 이해하게 했다. 소강석 증경총회장은 개인적 발언으로 합동총회의 이익에 반한 입장을 공표한 것이다. 이 지점은 향후 108회 총회에서 해총회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고영기 총무는 교단의 입장을 명백히 밝히지도 못하고 절차 문제 등 주변 얘기만 하다가 류영모목사의 총무단에 대한 개입만 항의한채 발언의 초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한마디로 총회자리에서 합동교단은 오합지졸이 되어 일치된 전략적 대처를 하지 못한 것이다.

이같이 연합운동에 대한 경험, 전략, 조직, 행동에서 합동측은 아직 어린아이 단계에 그치고 있다. 다만 이번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임원회 산하에 조직한 대외협력위원회를 강화하고 향후 상설화하며, 총회 직원을 배치해 장기적, 전문적으로 성장하게 하는 연합운동 대응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한교총에 원칙적 입장 표명하며 회비정지 등 강력 조치 고려해야, 폭넓은 중소교단지지 확보 필요

우선 당면해서는 한교총측에 교단의 원칙적 입장과 유감을 표명하면서 회비 정지 등 상응한 행동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며, 백석측과의 전략적 연대를 고려하고 중소 교단에 대한 연대를 강화해 향후 연합운동의 행보를 폭넓은 지지 기반을 확보하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권순웅총회장은 샬롬부흥전도운동으로 고삐를 쥐고 있는 때에 총신대 이사증원 문제 뿐만 아니라 교계연합운동까지 살펴야하는 쉽지않은 숙제를 안게 됐다. 향후 공동대표회장으로서 자신의 문제를 포함해, 교단의 연합운동 구조에 어떤 행보를 보일 것인지 한국교회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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