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대안] 목회자 이중직, 무엇이 쟁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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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대안] 목회자 이중직, 무엇이 쟁점인가?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2.04.09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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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교회의 쇠퇴와 목회자 수급 정책 부재에 따른 구조적 결과...생계형 이중직 허용이냐 하는 단순 도식으로 해결안돼

허용시 성직자 인식 하락, 목회자 세계의 분리 예상... 위임목사-시무목사 이중구조 정착으로 분리ㆍ갈등 심화 될 것

개교회이기주의 극복하는 공교회성 회복이 관건...장기적 목회자 수급 정책 수립, 대형교회 책임 출자로 목회자 기본 소득 재원 확보 등 교단 공동체성 동시에 확보해야

 

목회자의 이중직은 불가피한가?

총회교회자립개발원 목회자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는 2차 공개 세미나에서 목회자 이중직 문제에 대해 세미나를 통해 고민을 나누었다. 

과연 목회자의 이중직 문제에 대해 핵심쟁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목회자와 목회자 가정의 생계문제였다. 세미나에서 발표된 광주전남지역 목회자 이중직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소형교회(50명 출석 이하교회)의 경우 목회자의 생계를 위한 다른 직업활동(이중직)에 대해 많은 고민을 겪고 있으며, 양면적인 현실에 대해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미나는 1월 20일의 공개세미나에 이어 두번째로 열렸는데 첫번째는 주로 이론적 접근 가능성을 중심으로 진행된 반면, 이번에는 선교실천적, 공공성 차원에서, 도시와 농촌의 사례 등을 중심으로 실제적 상황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졌다. 

우선은 목회자의 이중직의 필요성이 제기된 현실에 대한 고민이 무거웠다. 

특히 장로의 입장에서 언급한 정채혁 장로는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설명했다. 오직 복음만을 위해 살기로 한 목회자가 세속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 일반 성도의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교단적, 교회적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워했다. 

대형교회 입장에서 언급한 화종부 목사의 경우에서는 많은 작은 교회와 미래자립교회를 지원하지만, 모두 해결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임금님도 가난은 구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 성장의 정체와 쇠퇴에 반해 지난 시기 많은 신학교를 통해 배출한 수많은 목회자들은 자립된 30% 이내의 교회 청빙을 받지 못하면, 부목사로 거의 평생을 보내거나 개척이라는 명분으로 생계의 낭떠러지 앞에 서게 된다. 신도시 이주지역에 건물을 짓고 수평이동 교인을 받아들이는 극히 소수의 목회자를 제외하고는 개척 이후 자립 목회를 할 수 없는 것이 2천년대 이후 교회의 실태이다. 여기에 교회의 사회적 인식의 저하와 사회의 시대흐름에 거스르는 교회지도자의 언행으로 인해 교회의 이미지는 극히 저하되어 있고, 개선될 여지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교회의 수급은 매우 불균형을 이루어 신학교에서 배출한 목사들은 교회 사역지에 비해 과잉 공급돼 있다. 교단의 목회자 수급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한채 교회 성장 시대에 지방신학교와 신대원, 신학원을 통해 경쟁적으로, 무계획적으로 다수의 목사를 배출함으로 인해 목사 과잉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  즉 목사 과잉 배출 - 교회 정체와 쇠퇴 - 개척 자립 불가능 - 목회자 생계형 이중직 필요성 이라는 악순환 구조에 빠지게 된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목사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안일했던 지난 날의 신학교육 정책과 교회의 분쟁과 사회 정책의 부재 등 대국민 이미지 관리 실패가 빚은 역사적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 우선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다.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사실상 교회 개혁의 문제이며, 교단과 한국기독교의 대사회 이미지 개선과 시대적 변화에 응답하는 교회라는 거대 담론의 한 파생 문제임을 인식하고 신중하고 책임있게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둘째로, 현실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목회자 이중직 상황을 어떻게 교회 제도내에 흡수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 목회자 이중직 형태 가운데 가장 많은 유형이 단순노무직이다. 그 뒤로 학원 강사/ 과외, 택배 물류, 농ㆍ임ㆍ어업, 대리운전/택시, 자영업, 교사 등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요양보호사, 지역아동센터 대표자 혹은 실무자, 기타 등 국가 제도의 서비스 업종에서 위탁 받아 근무하는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이중직의 불가피성을 호소하면서도 교회를 통해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 교회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즉 이들 자신들이 이중직 자체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현장 경험과 사회적 접촉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것이 목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이것은 주요한 측면이 아닌 것이다. 

게다가 교계의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생계를 위한 활동으로 사명을 버린 것 아니냐는 시각과 평가가 부담인 것이다. 사명을 하고 싶어도 가장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고민 사이에서 타 직업을 갖는데 사명감이라는 면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연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이중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두텁게 자리잡고 있다. 목회자가 성직이라는 특성이 부정적인 인식을 가장 크게 갖게 한다. 성직자가 다른 직업을 갖는 것은 성직을 부정하거나 그 이름을 도용하는 것 같은 찜찜한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전후 사정을 봐줄만한 여유가 많지 않다. 여기에 목회자 이중직 허용에 가장 큰 장벽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개신교 목회자는 결혼을 통해 가정을 꾸리기에 장점도 있지만, 성직자 측면에서는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가톨릭의 신부나 불교의 승과 같은 비혼 성직자는 생계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성직 수행에는 용이하고 유리한 것이다. 개신교 역시 비혼 성직에 대해 연구해 볼만한 일이다. 

어쨋든 목회자 이중직을 현재 교단의 의식 수준과 현실에서 과연 받아들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판단하기에 이르다. 이중직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경우 평신도와 교인의 목회자에 대한 인식이 하락될 수 있으며, 목회자 스스로도 성직자로서의 긍지에 금이 갈 수 있다. 

설사 목회자 이중직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문제의 해결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미래자립교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등 공동체성 확보차원에서 진행해온 미래자립교회 돕기의 명분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 생계를 위해 활동하라고 이중직을 허용했으니, 이제 더이상 미래자립교회를 지원할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목회자 세계의 분화도 나타날 수 있다. 현재 한국교회의 자립교회 숫자는 30% 이내에 불과하다. 70%가 이중직을 제도적으로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위임목사-시무목사의 목회자 이중구조는 결정적으로 분리될 것이다. 헌법이 바뀔 수도 있다. 이중직 목사의 자격과 권위는 새롭게 정리될 것이다. 물론 부정적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이다. 이중직 인정의 역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중직 허용 이전에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먼저 세워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신학교 통폐합과 신대원 정원조정을 통한 목회자 수급을 조정하고, 중단기적으로는 대형교회의 목회자 생활기금 확보를 통해 목회자 기본소득 같은 교단 내의 생활 지원제도를 활성화 하며, 미자립교회 교인 보내기 운동 같은 교회 지원 운동으로 미래 자립교회들이 재정확보와 목회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병행돼야 할 것이다. 

지금같은 단순 기능적 이중직 허용 같은 사고 방식으로는 목회자의 생계 문제와 이중직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단지 목회자 세계의 분리와 갈등만 생기고 성직으로서의 권위가 위협받게 될 것이다. 

공교회 주의를 회복하고 개교회주의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며, 교단과 교회의 공동체성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목회자의 생계문제를 접근하고, 그 과정과 틀 속에서 이중직 문제를 고민하는 것만이 올바른 이중직 문제의 해결 방안이 될 것이다. 

 

토론하는 발제자들
격려사하는 총회교회자립개발원 화종부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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