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전광훈 목사 막말, 대통령 하야 요구 등 극단 행동의 진짜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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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전광훈 목사 막말, 대통령 하야 요구 등 극단 행동의 진짜 배경은?
  • 김성윤 기자
  • 승인 2019.06.14 0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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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적 배경으로 분석한 막말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과 극단행동의 노림수는 통할 것인가? 한국교회를 정치화한 데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앞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제공 C헤럴드)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막말과 극단행동의 노림수는 통할 것인가? 한국교회를 정치화한 데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청와대 앞 기자회견하는 모습.(사진제공 C헤럴드)

 

내년 총선 기독당 원내진입 노림수 분석 많아

극우 야권 막말 퍼레이드에 묻어가기 전략

주류 언론 관심 획득 성과, 지속성 의문과 민심 역풍 가능성

한국교회 정치 도구화... 교계 지도자들 우려

 

한기총 대표 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을 극단으로 몰고 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교계와 정치권의 모든 관심은 이를 초점으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체적인 분석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기독당 같은 기독교 배경의 우익정당을 만들어 국회에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의견이 모이고 있다. 즉 지금의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노이즈 마케팅 기법으로 여론의 초점을 모아 최대한의 이미지를 만들고 내년의 정당득표를 통해 원내 진출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미 수 차례의 기독교정당 도전에 실패한 전광훈 목사로서는 도전해 볼 만한 모험일 것이다.

만일 이것이 목표라면 전광훈 목사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미 우리 사회의 주류 언론과 방송에서는 전광훈 목사의 행태를 '전광훈 사태'라고 까지 말하며 보도하고 있고, 보수 세력의 기둥 역할을 하는 기독교를 동원하는 데 성공한 그는 한국 정치의 한 국면을 담당하고 있다고까지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 정치 세력들이 여론의 관심을 받고자 했지만, 현재 상황 만큼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런 점에서 전광훈 목사는 주류 언론의 무시 전략을 돌파한 것이다. 

 

경제 실패(?)에 의한 허점 파고들기

그러면 이렇게까지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무래도 현 정권인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패에 따른 민심 변화가 원인일 것이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걸고 촛불혁명의 기대를 안고 출발한 문재인 정부는 각종 개혁 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사법개혁에서는 숙원이던 공수처(고위공직자 수사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제시하고 선거법을 비롯한 정치개혁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려 놓은 등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경제문제는 권력과 여론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세계 경제의 구조적 조건과 한국경제의 구조적 제한성으로 인해 점차 사면초가로 몰려가는 형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따른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한국경제는 민주화 발전과 생존권 요구의 심화로 경쟁력을 잃고 있는 가운데 세계경제의 침체와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경제 전쟁의 샌드위치 구조에 끼어 위기 국면을 맞고 있고, 남북경제협력도 유엔제재와 미국의 간섭으로 인해 활성화 되지 못한채 올해 마이너스 성장과 양극 구조의 갈등 상황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정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최대한 공격하며 박근혜 탄핵의 충격을 덜어내고 적폐청산 구도를 이념 갈등 구조로 전환하며 보수층을 결집해 내년 총선의 선거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치 경제 상황을 타고 전광훈 목사는 보수 이념의 최선봉인 기독교 세력을 동원해 문재인 정권을 최대한 공격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장래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광훈 목사의 입장에서는 각종 비난과 질타는 역풍이 아니라 오히려 돛단배에 불어오는 순풍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한국교회나 한기총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 총선의 기독교정당 원내진출이 지상의 목표인 것이다. 이 목표를 위한 길에 한국교회의 위상이나, 한기총 조직은 별 문제가 되지 않다고 보는 것이 전목사의 실질적 계산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 입장에서는 정치상황과 총선 결과에 따라 한국교회의 운명이 좌우 될 수 있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한국교회 안에는 다양한 정치적 입장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본질적으로 교회와 국가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역할을 하는 것임이 교회사의 경험인데, 교회가 하나의 정치 성격으로 규정되는 순간 한국교회는 정치적 격랑에 의해 자기 운명이 좌우 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전목사와 같은 보수 극우적 성향, 반북 기득권 세력의 옹호자와 같이 한국교회의 성격이 규정된다면, 그렇지 않은 많은 교인들은 이탈할 것이며, 향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변화에 따라 한국교회는 반시대적 세력으로 이미지가 고정되어 심각한 위기 국면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우려한 한기총의 주요 교단인 기하성(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과 여의도순복음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교단과 교회는 행정보류를 결정하고 한기총, 전광훈 목사와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막말과 극단행동은 전략적 선택 – 보수 진영의 회복 전략

한편 전광훈 목사의 막말과 극단 행동은 매우 전략적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광훈 목사의 막말은 그전에 있었던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보수세력의 막말의 연장선상에서 한국기독교를 막말 퍼레이드의 절정으로 끌고 들어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올해가 되자마자 시작된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막말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이어진 극우세력과 보수정당의 막말 행진은 많은 비난 속에서도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이다. 즉, 국정농단으로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진영을 회생 시키기 위한 전략적 처방이 바로 막말 퍼레이드였던 것이다. 그 결과 자유한국당은 30%대의 지지를 회복하고 보수 결집에 성공했으며 내년 총선을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기독당 세력의 권토중래를 꿈꾸는 전광훈 목사의 전략적 행보가 바로 막말과 극단행보라는 분석인 것이다. 즉 전목사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한국교회는 이용물로 전락되고 만 것이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 – 전광훈 목사 막차 올라탔는가?

그러나 이런 막말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 법칙에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막말이 인식상 각성효과는 있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점차 둔화되고 어떤 지점에 이르면 한계를 보이며, 그 이상에서는 역효과가 일어나는 것이다.

과연 보수세력의 기세가 어느 정도까지 계속될 것인가는 전망이 엇갈린다. 총선까지는 아직도 10개월여 남아 너무도 많은 변수가 있다. 또한 보수세력의 막말 공세에 마치 사자가 눈뜨듯이 촛불 대중이 움직이고 결집되면 대세는 한번에 뒤집어 질 수도 있다. 만일 북미간의 합의가 연말에라도 나온다면, 한반도의 구조적 변화는 내년 총선의 물결조차 변화시키고 모든 역사를 삼켜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전광훈 목사에게 가해지는 ‘00목사’라는 별명처럼 00만 남는 신세가 될 수도 있다.

과연 한국교회는 어떻게 이 시대의 파도를 헤쳐나갈 것인가? 한국교회의 지각있고 양심있으며 시대 안목을 갖춘 지도자들이 나서야 할 때가 가까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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