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논평] 2022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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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논평] 2022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자세
  • 김성윤 기자
  • 승인 2022.01.17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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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의 세계 형세, 미국이 저물고 있다. 유럽, 중동에 이어 한반도까지...

한국교회는 전환되는 시대에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방향은 불변하지만 조류는 바뀌어

박스권 갇히고, 조류에 쓸리는 시련의 한국교회... 우리의 갈길은?
백두산 천지의 겨울

신년이 된지 두 주가 지났다. 어찌보면 두 주나 지나 신년 전망과 논평은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한 두 주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새해 세계의 형세를 보며 한국교회의 길을 찾는 일은 1월 한달 내내 계속해도 무방하다.

새해 맞아 세계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일은 러시아와 미국의 긴장 고조 문제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변에 10만명이 넘는 군대를 배치해 놓고 미국과 서방을 압박하고 있다. 어쩌면 미국과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가 동진정책을 계속해 자국 국경에 거의 임박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하는 성격이 강하다고도 볼 수 있다.

러시아의 푸틴대통령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간의 두차례 정상 화상 회담도 별 합의가 없었다. 지금 미국의 국무성 부장관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실무 협상중이지만 거듭 결렬을 반복하고 있다. 과연 이대로 러시아 탱크가 얼어붙은 땅을 딪고 우크라이나로 진군할 것인가?

이러는 와중에 연초 카자흐스탄에서 소요가 일어났지만, CSTO(집단안보조약기구)라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타지키스탄 등 주변 6개국의 안보조약에 따라 러시아군을 중심으로 한 2천5백명의 군인이 투입돼 진압되고 말았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과 국경이 맞닿아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와 견줘 본다면 성동격서가 실패한 셈이다. 어쨌든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니면 미국과 나토가 물러서거나.

지난해 남미는 페루, 칠레 등에 좌파 정권이 들어서며 올해 콜롬비아와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핑크타이드(좌파 정권 집권 바람)가 불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미 지난해 아프카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 했고, 이라크도 연말까지 철수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바그다드의 그린존을 넘어 미군 기지에 이라크 민병대의 사제 로켓이 계속 발사되고 있어 2천 5백명의 미군이 얼마나 버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든 세계의 형세는 냉전 이후 미국 일국 패권으로 세계를 지배하며 글로벌 질서를 유지해 오던 지난 30년 간의 흐름이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정작 중요한 곳은 동아시아와 동북아시아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땅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미중 갈등과 북미 대립이 계속되고 있고, 우리는 분단민족으로 이 갈등 대립의 구조 속에 끌려들어가 있다.

미중 갈등은 이미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미국의 정치대표가 불참을 선언했다. 대만을 두고 벌이는 미국-중국 갈등은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대결은 이미 강대강의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새해 들어 연속 발사하는 북의 미사일은 게임체인저라 불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공으로 미국이 수세적인 국면에 들어 선 듯하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이 뚤린 것이다. 미국도 가지지 못한 극초음속 마하 10의 미사일을 북이 가진 것이다. 이 때문에 남의 많은 사람들도 우려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약화의 시대,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세력확장, 북의 신흥 군사 강국 등장 등의 형세 속에서 기존 미국에 의존하던 일본, 한국은 새로운 생존의 진로를 모색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때를 맞고 있는 것이 2022년이다.

이런 형세와 형국 속에서 새해가 출발하게 됐다.

한국교회는 세계적인 흐름과 한국 사회의 변화 속에서 자기의 걸음과 방향을 찾아야 한다. 세계의 변화는 객관적인 흐름이다. 다만 한국교회의 걸음 자체가 바뀔 수는 없다. 복음을 위하여 한해 또 다시 한번 신발끈을 매어야 한다.

배의 길이 바뀔 수는 없다. 단지 조류가 바뀌는 것 뿐이다. 이 조류를 극복하든, 이 조류를 타고 가든, 조류와 조응하지 않을 수는 없다. 역사의 조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 패권 시대에 한국교회는 많은 조류의 도움을 받았다. 글로벌화를 통해 세계 선교는 심화됐고, 성도들은 세계에 대해 눈을 떳다. 하지만 조류의 피해도 보았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심화돼, 개교회주의가 건전성을 잃고 공동체의식이 약화됐으며 결국 개교회주의는 개교회 이기주의로 전환됐다. “내 교회만 괜찮으면 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가?

물질주의는 한국교회를 결정적으로 무너뜨렸다. 목회자는 경영자가 됐고, 예배는 서비스가 됐으며, 설교는 상품이 됐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는 성장이 아닌 재편이 됐다. 복음이 아니라 목사 개인기와 교회 시스템이 재편을 주도했다. 성장 동력을 상실한 교회는 박스권에 갇힌 교회가 되어 교인은 횡적으로 이동하며 이리저리 재편되었다. 그 결과 자본주의 극단적 부익부 빈익빈 구조가 한국교회를 삼켰다. 한국교회는 극히 일부의 메가 처치와 대다수의 중소형교회 및 미자립교회로 양분됐다. 이 구조는 지금도 계속 심화되고 있다. 아무리 미래 자립교회라고 치장해도, 미래의 자립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조류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척을 포기한 젊은 목회자들은 평생 부목사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개중에 몇 명이 자리가 빈 교회로 가고 나면 그동안 무계획적으로 양산된 대다수의 젊은 목회자들은 개척도 못하고, 생존의 벼랑에 갇힌 채 일년에 한번씩 신임을 받아야 하는 비정규직 목사가 되고, 그렇게 평생 부목사로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노회 회원의 절반 이상이 부목사가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놀라운 현실이다. 그래서 부목사 지위를 연구하는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진 것 아닌가? 총회의 정치 구조에 간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는 누구의 탓도 아니다. 단지 조류가 그렇게 변한 것이다.

시대가 전환하고 있다. 세계가 변하고 있고, 한반도가 변화하고 있으며, 이 조류는 사회를 통해 교회 구조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 거창하게 한국교회가 아니라, 대형 교회 만이 아니다. 중소형 교회나, 미자립 교회들, 부목사들, 장로들에게 현실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런 조류의 전환 속에서 2022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문제는 또다른 문제요, 도전이다.

과연 한국교회는 이 조류를 넘을 수 있을까? 이 한해의 기도제목이 될 것이다.

 

김성윤 목사 ( 본지 대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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