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제자훈련’ 목회로 ‘시련’과 ‘보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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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제자훈련’ 목회로 ‘시련’과 ‘보수’ 극복
  • 합동투데이
  • 승인 2023.03.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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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교회 박용규목사

 

보수적인 지역서 제자훈련 목회로 제자들의 공동체를 형성

교회신뢰 하락과 변화 거부, 타성을 극복해 예수제자로 양육

 

박용규목사
박용규목사

 

 

가장 보수적인 지역에 핀 제자훈련

지금은 한국교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자훈련 목회’. 그러나 처음부터 길이 넓게 열려있던 것이 아니다. 그 길은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 끝에 맺은 열매이다. 하지만 도시에서도 이런데, 한국사회의 가장 보수적인 전통이 남아 있는 대구 달성지역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은 어렵다기 보다도 희귀한 일이다. 그 일을 한 목회자가 있다. 바로 박용규목사(사진). 그에게 가장 보수적인 농촌지역에서 제자훈련 목회를 일군 사례를 찾아본다.

박용규목사는 대구에서 계명대학원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정통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목사이다. 합동측의 전통 지역인 대구지역 출신이니 그는 이른바 성골에 속한다. 그런 박목사가 대구 달성군에 있는 가창교회와 인연을 맺게 된다.

박목사가 지금의 교회와 인연을 맺은 것은 교회부임이었다. 1996년 3월 약관 37세의 나이로 가창교회에 임시목사로 부임했다. 처음 부임한 이후에는 리더십이 서지 않았다. 젊은 나이가 원인이 아니었다. 바로 전임 목회자의 도덕적 문제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다. 교회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가 교회에 등을 돌렸고, 교인들은 쉽게 새로운 젊은 목회자에게 마음을 열지 못했다.

대구 달성의 지역특성은 새로운 음식 가게를 열어도 손님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음식때문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의리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한번 가면 늘 그곳만 간다는 것이 그 지역의 특성이라고 한다.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하기 어려운 지역인 것이다.

이런 지역 특성에 더해 교회의 신뢰, 교역자의 신뢰가 무너진 이후이니 얼마나 마음이 닫혀 있을 것인가? 이런 상황을 맞아 박목사는 자신만의 목회 길을 찾기 시작했다.

부임 이후 제자훈련목회 눈떠

박용규목사가 제자훈련목회에 눈뜨게 된 것은 부임 후인 1996년 10월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CAL세미나)에 참석하면서 부터이다. 그는 세미나를 통해 자신의 목회의 길이 제자훈련 목회임을 확신하게 됐다. 그는 “제자훈련을 향한 옥한흠 목사님의 치밀하고 논리적이며 열정적인 강의는 잊을 수가 없다”고 회고한다. 그리고 교회 문제의 해결과 목회의 길을 제자훈련에서 찾기로 한다.

하지만 박목사가 처음 겪은 것은 난관과 배척이었다. “목사님! 제자훈련 같은 거 꼭해야하는 겁니까?” 이런 반응이 터져나왔다. 변화해본 적이 없는 달서 지역과 그에 물들어 신앙생활하던 가창교회 교인과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였던 장로들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그러나 박목사는 확신을 거두지 않았다. 이들이 성경을 모르고, 성경으로 하나님과 만나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인지 경험해 보지 않아서이지 그것을 알게된다면 반드시 제자훈련에 동참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이는 교회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와 예수의 제자로 성도를 변화시키겠다는 성도에 대한 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뜨거운 확신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제자훈련을 진행했다.

2002년 교회건축과 함께 본격화

가창교회 제자훈련목회는 2002년 교회건축과 함께 본격화되었다. ‘제자로 성숙한 교회’라는 표어를 내걸고 한사람 한사람을 철저히 교육하고, 제자의 삶을 훈련하며 교인의 성숙을 통한 성장을 지향했다. 「하나님을 아는 것과 믿는 것에 하나가 돼가야 한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등 비전을 내세우며 교인을 제자화 해나갔다. 그러자 한 두 사람씩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스스로 말씀을 대하고, 기도하며 하나님과 대화하고 하나님을 경험하며 하나님께 헌신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박목사는 이 과정에서 인내와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사람의 가치는 배운 자나 못배운 자, 가진 자나 못가진 자 모두가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 영혼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교인들이 스스로 중요한 존재임을 자각하게 됐습니다”. 이런 결과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보수성과 변화에 익숙하지 않는 상황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인내와 일관된 메시지에 의해 사라밍 변화되기 시작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말한다.

박목사는 제자훈련에서 두가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먼저는 변화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도 제자훈련으로 변화의 맛을 보면 달라진다는 것이다. 절대로 변화하지 않거나 변할 수 없는 사람은 없다는 확신이다. 제자의 삶의 맛을 보면 활기차고, 적극적이 되며, 생활과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두 번째는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상황이나 변한다는 것이다. 박목사는 한국사회의 가장 보수적이고 변화하지 않는 지역에서 제자훈련목회와 제자들의 공동체를 형성해냈다.

가창교회의 양 00 집사는 “저도 처음에는 교회에 나가지도 않았고, 나가도 제자훈련 같은 것은 관심이 없었어요. 변하는 것을 싫어했죠. 그러나 제자훈련맛고 그 맛을 알고 보니 저 자신이 변해 있었어요. 신앙생활의 풍성함이 무엇인지 알게 됐죠”라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부임할 때 이후 굴곡을 겪었던 교회의 상황도 완전히 안정을 찾고 처음 200여명의 교인에서 500여명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최근에 코로나를 겪으며 어려움이 있지만, 제자훈련으로 다져진 신앙이기에 능히 극복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박용규목사의 변화와 도전

이런 가운데 박용규목사는 새로운 최근 도전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개교회의 목회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기고 변화시키려는 새로운 꿈이다. 개교회 목회를 아무리 잘해도 한국교회가 잘못되면 그 영향을 곧바로 받게 된다. 홀로 고독한 섬같은 교회는 없는 것이라는 것이 신학교시절부터 품어온 박목사의 꿈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교단(합동측) 상임총무 자리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목회의 최절정에 선 박목사와 안정과 성장을 향해 나가는 교회로서는 큰 결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지난해 말, 공동의회와 당회를 거쳐 이 걸음을 최종 결정했다.

박목사는 신대원시절부터 기자생활을 하며 정의를 세우는 일에 참여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앞장에 섰다. 그런 그가 목회의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교단과 한국교회를 향해 제자의 길을 걷겠다는 마음을 밝히자, 모든 성도들이 아쉬우면서도 제자의 길에 함께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제자훈련 목회자 박용규목사는 교단의 행정가요 한국교회의 지도자로 변화하려고 한다. 그가 평생 동안 교회에서 외쳐왔던 ‘변화’를 이제 한국교회 속에서 이루고자 스스로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가창교회 목회의 열매인 성도들은 그 변화의 삶 속에서 실천적으로 앞서가는 목회지도자가 교단과 한국교회의 지도자가 되도록 기도하기로 했다. 이렇게 본다면 가창교회 성도들과 목회자는 살아있는 신앙을 맛보고 사는 참 제자의 길을 걷는 자들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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