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회총회/ 넷째날] 정치의날... '개혁'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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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회총회/ 넷째날] 정치의날... '개혁'이 사라졌다.
  • 김성윤기자
  • 승인 2023.09.2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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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보고 오전부터 시작... 개혁 세력의 제도권 적응(타협) 시작됐나?

여성강도사고시 응시결정 취소 수용, 선관위 금품수수문제에는 " 사연이 많아요...여러분이 알지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어요" 덮어 마무리... 역사적 총회에서 개혁 뒷걸음질

총대들은 이러려고 개혁 세력을 지지했는가? 당혹감... 총회장 된 개혁세력 수장이 나서서 진실 덮어...

총신대는 정치 초보 이사장 선임에 10억 달라... 총신 발전은 돈으로 되지 않아

정년연장 부결 외에 눈에 띄는 정책도 없어... 10년 묵은 성석교회 문제는 해결하려나? 연말까지 지켜봐야

부패와 싸우고, 참신한 상상력이 만든 신선한 정책 제시해야 개혁세력 교권 유지 가능
선관위 부패문제를 오정호총회장이 덮으며 개혁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정치의 날이 왔다. 이날은 오전부터 하루 종일 정치부 보고를 통해 헌의된 안건을 심의 결정했다. 또한 긴급동의안으로 올라온 안건(선관위 금품수수)을 다루었다. 한해 동안 합동호의 정치를 결정한 날이다. 하지만 총대들은 소위 '교갱' 세력에게 물음표를 던진날이다. '개혁'이 사라진 날. 무슨일이 일어난 것일까?

주요 사안에 대한 결정은 다음과 같다.

9. 여성강도사고시 응시권부여 결정 취소..., ‘목사냐 강도사냐’는 명칭보다 실질적 여성사역의 지위 확보 위한 창의적 제도 설계가 중요. 개혁 총회장 명성에는 큰 상처

(전날에 이어)

제108회 총회는 둘째날(19일) 한국교회를 향한 유의미한 메시지를 보냈다. 신대원 졸업 여성에게 강도사고시 응시를 허락한 것이다. 이는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여성사역자의 지위를 최대로 보장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의 반응이 예상보다 폭발적이었다. 교계언론들은 합동교단이 여성안수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나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들의 추론도 무리는 아니었다. 강도사 인허 이후의 여성사역자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가운데 결정이 되자, 강도사 이후 목사 안수가 되는 것으로 교단 외부의 여론들은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 합동교단의 공감대와 구체적 제도 시행 방안에 대한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보수적 총대들의 정서와 교단의 보수신학적 의식을 강하게 자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총회 임원회와 신학부, 규칙부, 여성사역자위원회 등은 구체적인 규칙개정과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고 결의 실행 방안을 찾으면서, 올해는 결의를 시행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둘째날의 결의를 재론하고 너무 앞서나간 교단 외부의 여론에 대해 합동교단의 결정 취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올해 결정을 취소하는 결정을 다시 내린 것이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제는 여성강도사고시 이후에 어떤 위치에서 여성사역자들의 자리를 만들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에 대한 연구 단계로 넘어갔다고도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여성사역자들의 강도사고시 응시에 대해서는 대부분 총대들이 받아들이는 여론이 올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성목사안수와 여성강도사 그 사이에 창의적인 제도화 방안을 연구 고심하는 새로운 단계로 여성사역자 지위 향상문제는 나아갔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여성목사 안수를 주는 기장이나 통합의 경우 여성목사는 있지만, 여성 담임(당회장)목사는 거의 없다. 이들 교단의 대부분 여성목사들은 특수목회를 하며 사역하고 있지 지역교회에서 청빙받아 부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상 무늬만 여성목사 안수일 뿐이지 교단적으로 담임(당회장)으로 청빙을 받게하거나, 쿼터제를 만들어 여성목사가 남성목회자처럼 당회장이 되도록 하는 제도는 없다. 현실 한국교회에서는 여성안수를 주는 교단도 명칭만 ‘전도사’에서 ‘목사’로 바뀌었을 뿐 여성 사역자의 지위 향상이라는 관점에서는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교계의 여론도 실질적인 여성사역자의 지위향상의 관점이 아니라, ‘목사냐 전도사냐’라는 형식상의 문제에만 몰두해 합동교단이 시대에 뒤처진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 사역자를 목사로 부르느냐 전도사로 부르느냐의 명칭이 문제가 아니라, 여성사역자가 남성과 동등하게 사역을 통해 하나님나라를 섬기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구성해 치밀한 모습으로 총대 앞에 안건으로 내놓으면, 신학적 문제가 전혀 걸림이 없이 여성사역자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정호 총회장이 임기동안 고심할 문제이다.

 

10. 정년 연장 압도적 부결

올 총회는 정년연장 문제에 대해 제대로 격돌한 무대였다. 결과는 부결의 압도적 승리.

정년연장 논리는 목회자 수급문제, 교단 이탈 문제, 농어촌교회 목회자 부족 문제, 노인 세대의 건강향상, 정년제 도입 이전의 자율적 정년 결정 사례, 해외교회의 사례, 심지어 성경에 정년제가 없다는 제사장 논리까지 등장했다. 이 제사장 논리가 교회세습으로 연결되는 현실까지 정년연장에 간접적 힘을 보태려는 전략이었다. 할 수 있는 논리는 모든 것이 등장했다.

정년연장 반대 논리는 사회적 시선, 후배 사역기회 제공, 노후 생활 등을 들었다. 하지만 본질은 교회의 목회자 선택권을 지키는데 핵심 지점이 있었다. 절충안으로 개교회 마다 다르게 하고 일반화하지는 말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토론시 특이한 것은 목사와 장로의 입장이 완전히 반대편에 섰다는 것. 장로진영에서 찬성하는 분은 한사람도 나오지 않았지만, 일부 목사는 정년제 반대에 의견을 보탰다. 가장 설득력을 가진 것은 후배에게 사역기회를 주자는 박창식목사의 호소가 마음을 움직였다. 거수 표결 결과 압도적 차이로 정년연장은 부결됐다. 거수를 하니 지난해의 비밀투표(전자투표) 보다 차이가 더 커졌다. 표결 결과만 보면 향후 몇 년 동안은 재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년연장 주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향후 목회자 수급문제가 언제 어떻게 현실화될지 모르지만, 문제가 상당히 진전된 이후에나 다시 등장할 것이다.

정년연장반대에 압도적으로 거수하는 모습

11. 성석교회, 재판부 보고 거부하고 중재안 채택... 과연 그대로 실천될까?

재판국 보고에서 성석교회문제는 맨마지막에 따로 다뤘다. 그정도로 중요한 문제였다. 3천명이 되던 교회가 지난 10년 동안 교단 정치의 모순으로 3백명으로 줄어든, 교권개입과 교회분쟁의 상징 같은 문제이다. 재판국의 판결은 총대가 부결했다. 편재영목사가 성석교회 담임목사라는 재판부 판결을 부결한 바탕에서 임원회 성석교회 조사위원회(위원장 임영식장로부총회장) 서기 전승덕목사가 임원회 중재안을 제안했다.

총회에서 결의된 내용은 1) 성석교회는 서경노회 소속 성석교회와 함경노회소속 성석교회로 분립키로 하다. 분립은 12월 30일까지 공동의회를 열고 분립한다. 2) 공동의회 의장은 사회소송시행세칙에 따라 임시당회장 임창일목사가 주관하고, 총회임원회가 관람키로 하다. 3) 만약 이에 불복하는 측은 성석교회 권리를 잃게된다. 합의제로 서명되면 편재영목사는 서경노회에서 먼저 해벌 받고 즉시로 함경노회로 이명키로 하다. 이다.

총회의 안건에는 재산등에 관한 안건은 없지만, 리폼트투데이의 보도에 의하면 재산권 분할시 우선권은 편재영목사가 갖고, 공동의회 사회권은 임창일 목사가 갖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성석교회 사건은 지난날 어두운 사건을 털어내는 계기가 됐지만, 이 일로 책임지는 이는 아무도 없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점에서 총회 정치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성석교회 관련 임원회 중개안을 발표하는 전승덕목사

12. 선관위 금품수수 사과(?), 교회 개혁한다는 그룹출신 총회장이 오히려 진실 가려... 총대들 실망과 분노 계속돼

긴급동의안으로 올라온 것은 선관위의 금품수수 관련 처리에 관한 건이었다. 이이복장로가 주모 선관위원을 통해 1천만원을 심의분과장에게 주었다는 것이 사건의 핵심이다. 이 일로 이이복장로가 후보자격을 박탈당해 김영구장로가 단일후보로 당선됐다. 총회원과 총대들은 현실화한 금품수수사건으로 분노했으며, 엄정한 조사처리를 요구했다. 따라서 긴급동의안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며 총회에 상정됐다.

하지만 태산명동에 서일필(태산이 울 정도로 큰 소리가 났지만, 쥐 한마리 나온다는 뜻)로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본지의 영상에 보이는 대로, 배광식 선관위원장은 책임을 이리저리 돌리며 초점을 흐렸고, 심의분과장은 무엇을 사과했는지 모르는 말로 무성의하게 지나갔다.

들끓던 엄정한 조사 요구에 대해 오정호 총회장의 “사연이 많아요...,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가 있어요...”라는 말로 덮었다. 조사 주체가 선관위가 되면서 이미 예상되던 일이었다. 돈 받은 곳에서 자기를 조사 한다는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 세상에서는 특검을 만들 일이지만, 총회는 조사처리위원회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돈 돌려주는 것으로 끝났다. 총회장이 앞장서서 진실은 가려졌고, 앞으로 돈받는 수법은 더욱 교묘해질 것이다. 교회를 개혁한다는 그룹이 교권을 장악했지만, 개혁은 간데 없고 돈 돌려주고, 진실을 가려버리고 마무리 지은 처리였다. 총대들은 “여러분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 그것이 알고 싶다. 과연 총대들이 이 그룹을 계속 지지할지 지켜볼 일이다. 총대들은 입을 믿지 않는다. 그 손과 발을 믿을 뿐이다.

교갱 그룹의 수장이 총회장이 된 역사적(?)인 총회에서 역사적으로 통과됐던 여성사역자의 강도사 고시 응시자격은 외부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취소했고, 명백했던 금품수수 문제는 총회장이 나서서 가려버리는 결과를 총대들은 자기 눈으로 보았다.

그렇다고 뭔가 임팩트 있는 결과가 나온 것은 별로 없다. 정년 연장이 거부된 것 정도일 것이다. 정의는 사라진 교회 개혁. 타협과 진실가리기로 마친 개혁총회장. 그렇게 평가될지 모르겠다.

과연 그들이 주도한 제108회 총회는 어떻게 평가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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