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스크 논평 ] 주일예배 문제: 정부와 교회, 한발씩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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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 논평 ] 주일예배 문제: 정부와 교회, 한발씩 물러나야...
  • 합동투데이
  • 승인 2020.03.21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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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목사(본지 대표/편집국장)

주일예배 문제로 교회와 정부 제로섬 게임 형국으로 몰려...

주일신앙사수 vs 여론압박ㆍ행정명령 대립 벗어나 중간 절충 구간 존재

코로나19사태 장기화 국면서 교회와당국 협조체제 구축해야 지구전 승리 가능

교회적 거리두기 예배ㆍ방역 당국ㆍ지자체 협조로 쌍방 목적 달성 해야

김성윤 목사
김성윤 목사

주일예배 문제로 교회와 정부가 제로섬 게임 형국으로 몰려가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는 온라인예배로 전환하고 당장 바람을 피하고 있지만, 벌써 한 달을 넘어가는 온라인 예배가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

교회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보수적인 중대형 교회의 경우는 주일 성수 신앙을 완강히 주장하고 강조하는 신앙수호 혹은 영적 전쟁으로 보는 인식 측면과, 소형교회의 경우는 임대료와 결속력 문제 등 목회적ㆍ재정적 측면에서 불가피하게 주일예배를 강행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사정과 관련된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정부 입장에서 볼 때는 주일이 지난 후 마다 꼭 불거지는 예배 참석자들의 집단 감염 문제로 인한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문제로, 이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정책 과제 실현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회와 정부 어느 곳도 물러설 곳이 없는 그야말로 제로섬 게임 형국으로 몰려 가는 것이 현 상황이다. 교회는 교회대로 종교 탄압이라 주장하며 영적 전쟁으로 선포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코로나19 사태 종식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 되버린 것이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상황이 반드시 제로섬 게임 만은 아니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다소 절충적인 지점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교회 입장에서는 주일 성수를 하면 되는 것이요, 정부 입장에서는 안전한 기준을 지켜 감염을 방지하면 되는 것이다.

교회 입장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지켜 예배 전 사전 대비와 예배 시 진행 기준과 예배 후 사후 관리를 잘 진행하면 주일 성수를 할 수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사회에서 지켜온 감염관리 매뉴얼을 교회 환경에 적용시켜 집단 감염을 방지하면 쌍방은 자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즉 교회는 주일 성수를 하고 정부는 감염 방지를 하면 되는 문제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쌍방이 물러설 곳이 있다. 교회는 모든 교인이 종전처럼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요, 정부는 안전 기준을 지킨다고 해도 혹시나 있을 수 있는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하는 아쉬움은 남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교회가 제로섬 게임을 하며 극단적 대립 국면으로 가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정도는 타협의 여지가 있는 것 아닌가? 서로 부담스런 대립을 계속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재 정부와 교회가 가진 대립적 입장과 태도를 내려놓아야 한다. 교회는 모든 교인이 종전과 같이 동시에 모여 예배하는 것은 양보하고, 주일예배를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며, 정부가 내놓은 7가지 기준 즉 사전 발열 체크, 마스크와 손세정제 준비와 예배 중 마스크 착용, 2미터 띄우기(교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며, 식사와 모임을 자제하고 사후에 참석자에 대한 관리와 점검으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감염 방지 조치를 취하면 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소독 문제 등은 지자체 및 보건 당국과 적극 협조하면 될 것이다. 또한 예배 참석 못한 교인들에게는 순환 참석을 시켜 모든 교인들이 2~3주에 한번 교회 참석하고 못오는 주는 온라인예배를 드리도록 지도하면 될 것이다. 한마디로 '교회적 거리두기'를 하자는 것이다.  본지가 주장하는 순환예배체제와 온라인예배 병행체제를 의미한다.

정부는 현재와 같이 여론과 행정을 동원한 강압적 방법을 중지해야 한다. 사회의 반기독교정서에 편승하고 극단적인 일부 교회의 행태를 일반화 해서 전체 교회를 고립화하고 압박한다면 일부 교회는 더욱 전투적 신앙 모드로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지금 정부 시책에 협조하는 대다수의 교회 역시 여론 압박과 행정 동원의 정부 행태에 부담감과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지금 일부 지자체장들은 행정 명령을 동원하겠다고 여론에 호소하며 사회 일부의 환호를 받고 있다. 대통령도 이런 상황을 지지하고 교회의 자발적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압박과 여론 동원만을 계속한다면 시간이 갈 수록 교회는 등을 돌리게 될 것이요 그들에게 쏟아지는 지지와 환호는 사회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 보다 더 중요한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적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점에 있다. 정부는 개학을 4월 첫째 주일 이후로 미뤄놓았지만, 지금 미국과 유럽은 아예 한 학기를 없애는 등 중장기적 태세를 갖추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초강경의 속결전 전략으로 대응하는 반면 한국은 중강도의 지구전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유럽은 대책도 전략도 없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지구전 전략이 현재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개학 일시 조정이 지구전에 맞는 방법일지는 알 수 없다. 만일 4월 첫 주까지 향후 확산 통제 가능성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개학 조차도 미뤄질 수 있고 그 후는 특단의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통제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국가 통제는 풀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 4월 초까지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하고 개학하는 등 사회적 통제를 풀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만일 통제가 그 때에도 계속된다면 현재 당국과 협조적인 교회를 비롯한 천주교, 불교 등도 지금과는 다른 입장으로 전환 할 수 있다. 이미 천주교서울대교구도 4월 초부터 미사를 재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설사 개학이 현실화되고 사회적 통제가 풀린다고 해도, 그 후 부터 즉시로 종전 같은 예배가 될 수 없는 것은 명백하다. 교회는 당분간 지구전 태세로 전환할 수 밖에 없는데, 온라인예배로만 진행하는 많은 교회들도 교회적 거리두기 예배와 온라인예배와 병행한 순환예배체제를 도입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정부는 많은 교회들에 대해 여론 압박과 행정명령 같은 대립각을 세워서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압박과 고립화 보다는 설득과 협조의 관계를 세워야만 중장기적으로 예상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정부는 단기적 여론과 반기독교정서에 편승하기 보다는 사태를 보다 깊고 책임적으로 바라보고 전략적 안목에서 교회와의 관계를 설정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여론과 행정을 동원한 강압과 압박 고립화 전략을 버리고 설득과 협조를 통해 교회의 예배를 관리해 집단 감염을 피하고 중장기적 코로나19 관리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교회를 비롯한 종교는 절대로 행정과 여론에 의해 움직일 수 없으며, 일시적으로 그렇게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교회지도자들은 본격적으로 장기적 코로나19 대책을 교회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온라인예배 체제를 유지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무대책하게 과거처럼 집단적 예배로 돌아갈 수도 없다. 이제는 교회적 거리두기 예배, 순환예배참석 체제, 온라인예배 병행, 지자체ㆍ방역당국과의 협조, 교회와 행정 당국의 유기적인 교인관리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중장기적 지구전 태세를 갖추고 종합적,단계적, 체계적 출구 전략을 고민하고 세워가야 한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깊은 기도와 성찰, 창의적이고 새로운 방식과 방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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