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자살 그리고 그리고 한국의 지정학적 자살
상태바
[국제] 우크라이나 전쟁, 제국주의 자살 그리고 그리고 한국의 지정학적 자살
  • 합동투데이
  • 승인 2022.03.23 1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설 전 육군본부 군사연구소장(예비역 준장), 순천향대 초빙교수 페이스북에 분석글 올려

우크라이나 전쟁은 역사의 변곡점. 미국이 자신과 제국주의 운명 걸어... 종말 가능성 높아

5월 사우디-중국 정상회담 위안화 결제 합의, 우크라이나 전쟁결과에 달려... 페트로달러 지위 무너질것, 중-러 단일통화 급속진전시 타 국가들 참여 전망

윤석열 당선자 안보 관련자 변화상황 감지 못해... 한미동맹만 염불처럼 외치면 한국은 지정학적 자살의 길로 갈 것.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정치 구조

우크라이나 문제는 전쟁과 평화라는 도덕적 측면을 넘어 국제정치적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살펴 보아야 한다.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라는 관점은 국제정치적인 측면에서 별 의미가 없다.

국제정치에서는 이기고 힘이 쎈놈이 도덕적으로 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전국은 악마화된다. 그것이 패자의 운명이다. 승자는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위치에 선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에 지면 그들은 나찌주의자로 정화가 필요한 종자들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전쟁에서 지면 러시아는 산산조각 날 것이고 푸틴은 미친자가 될 것이다.

이번 전쟁은 역사의 변곡점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깊숙하게 개입하면서 미국은 이번 판에 자신의 운명뿐만 아니라 제국주의의 운명을 걸어 버렸다. 1945년 이후 민족해방으로 형식적인 제국주의는 사라졌는지 모르겠으니 내용적으로는 더욱 교묘하게 살아 남았다. 그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내용적인 제국주의가 종말을 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의 약진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의 패권붕괴를 앞당길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버렸다. 원래 제국은 내부의 붕괴로 무너진다. 정책의 실수는 제국을 붕괴시킨다. 어떤 학자가 제2차 이라크 전쟁을 미국의 자살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국이 자살하는 상황으로 치달아 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전부터 미국주도의 국제정치질서는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었다. 터키의 미국 영향력 거부, 베네주엘라의 반미운동, 멕시코의 좌파정권 등장, 브라질의 좌파세력 확대 등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세계는 크게 보아 두 개의 진영으로 나뉘었다. 미국을 지지하면서 대러시아 제재에 참가한 국가와 대러시아 제재에 가담하지 않는 국가들이다.

대러시아 제재에 참가한 국가는 유럽과 한국 그리고 일본이다. 나머지는 제재에 참가하지 않았다. 제재에 가담한 국가들과 가담하지 않은 국가는 제국주의와 피지배국가라는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여기에서 박쥐와 비슷한 신세다. 이것도 아닌 것이 저것도 아닌 것이다. 한국은 제국주의 지배를 받았으나 해방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스스로 제국주의 국가에 편입되었다. 한국인들은 피지배국가들의 마인드를 가지고 마치 제국주의 지배국가와 같은 멘탈리티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의 분열적 현상은 현실감각 상실로 비롯되는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나토에 가입한 중동부 유럽 국가와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은 제국주의 국가들이다. 한국을 제외한 유럽국가들은 제국주의 식민지 경험이 없다, 한국만 제국주의시대에 피식민지 국가였다. 반면 러시아 제재에 가담하지 않은 나라는 모두 제국주의 시대에 피지배국가다. 이런 묘한 대조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제국주의 국가와 피지배국가들간 대결의 무대가 펼쳐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피지배국가들간 연대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분명하게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강화, 인도의 러시아와 관계 강화, 사우디의 위완화 석유결재 시도, 남미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동참 거부 등의 사태를 보면, 과거 제국주의 피지배국가들 간에는 의도했든 아니든 일종의 연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이 그들을 서로 연대하도록 했는지는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세계를 주도해오던 신자유주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거부감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피지배국가들을 결속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러시아다. 러시아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소련으로부터 물려받은 역사적 유산 덕분일 것이다. 볼세비키 혁명이후 레닌은 민족자결원칙을 적용했고 그 이후 소련이 제국주의 피지배국가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지원했다. 대러시아 제재에 가담하지 않는 대부분의 국가는 소련의 민족해방운동으로부터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어떤 이유든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구제국주의 국가와 과거의 피지배국가들 사이에 일련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이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평정하고 장악하게 되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정세는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페트로 달러 운명은 우크라이나 전쟁 결과에 달려


특히 5월에 예정된 중국과 사우디의 정상회담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되면 미국은 50년 넘게 유지해오던 페트로달러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가 중국 위완화로 석유대금 결재를 하느냐 마느냐의 가장 큰 변수는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전개되면 중국의 요구대로 위완화 결재를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가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볼 일이 없어질 것이다. 사우디로서는 우크라이나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하는 미국에게 자신의 안보를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이 사우디의 안전보장을 일정 정도 담당해주겠다는 제의를 할 지도 모르겠다.

중국과 러시아의 단일통화 논의도 급속도로 진전될 것이며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참가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묶어서 루블화 권역을 편성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 중국, 인도가 참가하는 새로운 화폐권역이 형성될 수도 있다.

통상적으로 이런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매우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탓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미국은 기축통화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임은 물론 패권적 지위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유럽과 일본은 미국에게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일본과 유럽은 미국의 하위 파트너에 불과하다. 하위 파트너인 유럽이나 일본이 흔들리는 미국을 바로 세울수는 없는 법이다. 유럽이나 일본도 각자 도생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미국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방조했다. 중국과의 패권경쟁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엉뚱한 늪에 빠져 든 것이다. 바이든의 민주당 정권이 아메리카 제국전체의 이익과 군산복합체의 이기적 이해관계를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든 제국은 자살한다. 연속적인 상황판단의 잘못이나 결정적인 실수는 자살의 속도를 앞당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제2차 이라크 전쟁에서 국력을 낭비하면서 중국의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방조하면서 스스로 자살하는 국면에 처하게 되었다.

주변부가 항상 중심부에 도전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국주의국가와 그들로부터 지배를 받던 피지배국가들의 전선이 형성되었다. 이번에 러시아가 승리하면 이제까지의 국제질서가 한꺼번에 바뀌게 될지도 모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장악시 역사적 흐름 전환 - 한국, 한미동맹만 읊조리며 지정학적 자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하면 지금까지의 역사적 흐름이 바뀐다. 시간이 걸리고 어려울지는 모르겠으나 러시아의 최종 승리에는 의문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러시아는 제3차 세계대전도 각오하고 있고 미국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절박한 측이 이긴다.

중국은 이번 상황이 미국의 패권을 넘어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를 확고하게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 상황에서 빠져 나갈 방법이 별로 없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방조했다. 그런 오판으로 미국이 스스로 목을 옭아맨 것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제국주의가 어떻게 자살하는가를 구경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비는 커녕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이런 패권의 변화라는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미국 패권의 약화로 초래되는 상황, 그리고 제국주의 붕괴라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비극은 새로 정권을 잡은 윤석열의 안보팀들이 이런 변화를 감지도 못하고 오로지 한미동맹 강화만을 되뇌이면서 또 다른 지정학적 자살의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출처 : 한 설 예비역 준장 페이스북, 

외부 원고는 본지 입장과 무관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